[스크랩] 땅으로 넘어진자는 땅을 밟고 일어나라
마음에 생·멸없음이 항상한 道
머리털 흴 뿐, 마음 희진 않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교화(敎化) 중 다니시다가 한번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곳 지명은 ‘유루다’라 하는데, 내가 열반에 들고 나서 백년 쯤 있다가 여기에서 상나화수라는 비구가 나와 정법의 수레를 굴릴 것이니라.”
과연, 부처님의 예언대로 후일 상나화수가 출현하여 아난 존자의 법안(法眼)을 받아서, 뭇생명들을 제도하였다.
상나화수 존자는 우바국다를 시자로 삼으면서 말했다.
“너의 나이는 얼마인가?”
우바국다가 대답하였다.
“열일곱입니다.”
“너의 몸이 열일곱인가, 성품이 열일곱인가?”
“큰스님은 머리털이 이미 희신데, 머리가 흰 것입니까? 마음이 희신 것입니까?”
“나는 단지 머리털이 흴 뿐이지, 마음이 희지는 않다.”
“저도 몸이 열일곱 살일 뿐, 성품이 열일곱 살은 아닙니다.”
상나화수 존자는 그에게 공부를 가르쳐 3년 만에 구족게를 주면서 말했다.
“내 이제 그대에게 정법안장을 부촉하노니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
법도 아니고 또한 마음도 아니니非法亦非心
마음이라 할 것도 없고 법이라 할 것도 없다네.無心亦無法
이 심법을 설할 때에도說是心法時
그 법은 심법이 아니네.是法非心法
깨달음의 대화④-제4조 우바국다(優波鞠多)
17세에 출가하여 20세에 깨달음을 얻고 사방으로 다니며 교화하였다.
한번은 마왕 파순을 상대하여 크게 혼쭐을 내었더니 깊이 참회한 바, 우바국다 존자는 게송을 읊어 그의 마음을 더욱 고정시켰다.
“땅으로 인하여 넘어졌다면
다시 땅으로 인하여 일어나라.
땅을 여의고서 일어나려 한다면
끝끝내 그러한 이치는 없느니라.”
마왕 파순은 드디어 불도에 회향하기를 맹세하고 삼보(三寶)에 귀의하였다.
우바국다 존자는 수많은 이를 제자로 받아들여 가르치던 중, 뒷날 제5조가 될 한 장자(長者, 유지)의 아들을 만났다.
“그대의 몸이 출가하는 것인가, 마음이 출가하는 것인가?”
“저의 출가는 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또 무엇이 출가하는 것인가?”
“무릇 출가라 함은 나(我)도 없고 나의 연고(緣故)도 없는 것이니, 나도 없고 나의 연고도 없음이 바로 마음이 생하거나 멸하지 않는 것이며, 마음이 생하거나 멸하지 않음이 바로 항상한 도(常道)입니다.
모든 부처님들도 또한 항상해서 마음에 형상이 없고, 그 본체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바국다 존자는 그의 대답을 크게 흡족해하면서 제다가(提多迦)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전법(傳法)하였다.
마음 자체가 본래의 마음이니心自本來心
본래의 마음은 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本心非有法
법이 있고 본래의 마음이 있다면有法有本心
마음도 아니고 본래의 법도 아니다非心非本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