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극락세계를 말씀하시다
과거부터 모든 불보살 선지식은
못나서 극락왕생을 발원했겠는가
본문: 그때 부처님께서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 불국토를 지나간 곳에 극락이라고 하는 세계가 있다. 거기에 아미타불이 계시어 지금도 법을 설하신다.”
해설: 부처님께서 극락세계가 있다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지만 ‘극락세계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이 질문은 <아미타경> 법문의 핵심이면서 불교의 정수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는 상상할 수 없는 먼 거리지만 여하튼 서쪽으로 한량없는 국토를 지나면 분명히 극락세계가 있다고 하셨다. 이 부처님 말씀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불교의 정체성과 직결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가르침은 곧 부처님 그 당체이므로 부처님께서 직접 설한 말씀을 믿지 않고 의심하는 것은 부처님을 의심함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극락이 마음에 있을 뿐 실체가 없다고 하는데 단언하건대 그렇지 않다. 악업이 만든 세계가 우리들이 현재 사는 사바세계이듯 선업이 구현한 극락세계도 실재한다. 극락을 부정하면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도 부정해야 옳다. 부처님께서 극락이 있다고 하신 말씀은 결코 방편이 아니다. 미혹해서 볼 수 없고 믿기 어렵기에 아라한의 경지에 든 믿음이 확고한 제자들에게 특별히 법문하셨다. 그들이 우리보다 못하다고 여기는가. 과거로부터 모든 불보살과 선지식들은 우리보다 못나서 극락왕생을 발원했겠는가. <화엄경>에서 53선지식 중 첫 번째 덕운 비구는 왜 선재동자에게 염불문을 가르쳤으며 마지막의 보현보살 또한 한 찰나에 왕생하는 법을 가르쳤다. 선지식들이 모두 허망한 도리를 좇은 사람들인가.
또 혹자는 극락정토에 왕생하고자 염불하는 사람들을 폄하하기도 한다. 모든 불교수행은 못나고 잘난 도리가 없다. 평등하다. 자기 수행법이 최상이라며 염불을 폄하하는 것은 또 다른 망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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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부처님의 말씀에 대한 결정적인 믿음이 없다면 여러분이 불교라는 종교에서 깨달음을 구한다고 하지만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요 허사다. 믿음이 없이는 그 어떤 경계, 경지에도 나아갈 수 없다. 부처님이 무수한 보살과 똑똑하다는 엘리트 비구들을 모아놓고 거짓으로 극락이 있다 하셨겠는가. 불교는 모든 상(相)으로부터 자유로운 길을 찾는 종교이다. 부디 상(相)을 버리기 바란다.
염불도 일심으로 들어가면 모든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애써 번뇌를 끊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 상근기니 하근기니 할 것도 없이 누구나 아미타불만 염념상속(念念相續) 부르기만 하면 된다. 부처님께서 여기 약이 있다 하셨으니 믿고 먹기만 하면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극락세계는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그렇게 모든 중생들이 극락세계에 나고자 일심으로 정진하며 공덕행을 닦아서 구경에 모두 극락세계에 왕생하고 나면 아미타부처님은 법문을 멈추실 것이다. 하지만 극락을 찾는 중생이 가없으니 아미타부처님의 법문도 끝이 없이 이어진다. 누가 아미타부처님을 좀 쉬게 해드릴 수 있을까. 이미 십겁 동안 법문을 하셨고, 앞으로도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법문하실지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