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득<無所得> 조사선 법통 세워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어야
무수무증<無修無證>의 조사선 정견 세워져
오조(五祖) 홍인이 혜능의 게송에서 ‘불성이 항상 청정한데 어디에 먼지가 붙겠는가’라고 읊은 한 마디는, 지금 보고 듣고 아는 그대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불성 그 자체라는 내용이다.
훗날 그의 제자들은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는 무수무증(無修無證)의 조사선 정견(正見)을 세웠다. 마조는 도는 닦음을 빌리지 않고, 오염시킬 수 없다는 수행론(道不用修但莫汚染)의 가풍을 드러냈다. 이 게송은 본래성불을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닦을 것이 있다고 인정하는 무명의 실체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내용이다.
이 게송을 보고 오조 홍인은 매우 놀랐다. ‘큰 고기를 낚았구나!’ 1700 대중 속에서 이 법을 알 수 있는 대어(大魚) 하나가 나온 것이다.
<열반경> ‘사자후보살품(獅子吼菩薩品)’에 가섭 제자가 부처님과의 문답 중에 “도솔천에서 겨자씨 하나를 떨구어서 사바세계 바늘귀에 맞추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정법안장 열반묘심을 갖춘 선지식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이로부터 소위 이른 바 삼경수법(三更受法)의 득법이 이루어진다. 혜능이 홍인을 친견한지 8개월 만에 펼쳐진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혜능이야말로 한 번도 가부좌 틀고 앉아서 참선 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정식으로 계도 받지 못한 행자신분이 아닌가. 불법대의(佛法大意)를 밝히는데 무슨 신분이 필요하며, 과거는 더욱 필요치 않다.
야반 삼경에 홍인으로부터 <금강경> 간경(看經) 중에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는 ‘마땅히 항상 머뭄 없는 마음이 홀로 생한다’는 언구에서 활연히 자성을 직관하고 바로 깨침의 경지를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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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도송은 이렇다.
“성품이 어찌 본래 스스로 청정한 것임을 알았으리까.
성품이 어찌 본래 스스로 생멸 없음을 알았으리까.
성품이 어찌 본래 스스로 구족함을 알았으리까.
성품이 어찌 본래 스스로 흔들림 없음을 알았으리까.
성품이 어찌 능히 만법을 내는 줄 알았으리까.“
이러한 혜능의 오도송을 듣고 홍인화상은 혜능이 돈오견성하였음을 바로 아시고, “그대는 조어장부요 천인사불(調御丈夫 天人師佛)”이라고 인가를 하였다. 혜능의 어록이 <육조단경>이란 경제(經題)가 붙게 된 것도 홍인화상께서 천인사불이라 인가를 하신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 오도송을 통하여 혜능은 불성이 본래 구족하여 항상 청정한 도리를 체득하였음을 드러냈고, 본래 부족함이 없기에 구하여 얻을 것이 없는 무소득(無所得)의 조사선 법통을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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