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법이야기

[스크랩] 세속인과 출가자의 기쁨의 차이점

도를 배우는 사람의 기쁨은 

“물러섬이 없는 가르침으로

‘법’을 더하고 자라게 하여

줄거나 닳음이 없게 하는 것” 

<증일아함경> 하고품에 세속에서 중생이 바라는 즐거움과 출가한 수행자의 기쁨을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중생의 즐거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세인들이 돈이 붙게 되고, 금·은·진주·유리·수정들이 다 붙게 되며, 목축과 미곡과 부리는 사람이 또한 붙게 될 때 세인은 쾌락하고 기뻐하나니 그로 인해 세인은 쾌락과 기쁨이 많을 것이다.” 

내용을 얼핏 봐도 세속 생활에서 추구하는 것들입니다. 이왕이면 빈궁한 것보다 풍족한 것을 좋아할 텐데, 이미 물질이 세간생활의 바탕이라면 그것을 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음식을 예로 든다면 “중생은 먹음으로써 그 목숨을 보존하기에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一切콎生皆由食 而存其命 有食便存 無食便喪)”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먹을 것이 많을수록 좋아합니다. 그래서 먹을 것을 얼리고 말리고 가루내고 뭉치거나 즙내고 담가서 여기저기 두고 수시로 먹습니다. 음식이 이러한데 그 이외의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 같습니다. 이러한 즐거운 과보를 누리는 것은 그러한 복을 지었기 때문이나 그 복락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와 관련한 가르침이 <증일아함경> 지주품에 있습니다. 

어느 장자가 아들도 없이 병들어 죽자 관례대로 국가에서 그의 재산을 모두 거둬들였습니다. 그 가운데 순금만 8만 근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생전에 먹던 음식은 매우 거칠었고, 옷은 때가 묻어 더러웠으며 타는 말은 매우 여위고 약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이유를 ‘대개 인색하고 탐욕이 많은 사람은 재물을 가지고도 잘 먹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모, 처자 등에게도 주지 않으며 벗이나 가까운 곳도 돌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장자는 과거의 복은 이미 다했는데도 다시 새 복을 짓지 않았다(故福已盡 更不造新)”며 비유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마치 농부가 거두기만 하고 씨를 뿌리지 않아서 곤궁하게 살다가 목숨을 마친 것과 같다. 그것은 지은 곡식을 먹기만 하고 새 종자를 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장자도 그와 같이 과거의 복을 받기만 하고 새 복을 짓지 않았다.” 

풍족한 삶을 살며 자신의 재산을 헤아릴 때 즐거움을 느낀다면 앞에서 장자가 재물을 쓰지도 누리지도 못하고 생을 마쳤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합니다. 한편 출가(出家)란 재가(在家)와 상대하는 말로써 세속의 즐거움과 가정생활에서 벗어나 수행자의 청정한 행위를 오롯이 닦는 것입니다. 그러한 출가의 기쁨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사람의 행위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따르지 않으면, 그 때에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쾌락하고 기뻐하나니, 그로 인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쾌락과 기쁨이 많을 것이다. 

윗글에다 세속적인 욕심을 어디에 조금이나마 끼워 보고 싶어도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속세의 쾌락과 출가의 기쁨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를 배우는 사람의 기쁨은 어떤 것인지 <장아함경>의 유행경에서 한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섯 가지 물러남이 없는 가르침은 법을 더하고 자라게 하여 줄거나 닳음이 없게 하는 것이다(有六不退法 令法增長 無有損耗). 첫째 몸은 항상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입은 인자한 말을 하고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뜻은 자비로운 마음을 생각해 파괴하고 손해 끼치려는 생각을 품지 않는 것이다. 넷째 깨끗한 재물을 얻어 여럿이 함께 나누어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것이다. 다섯째 성현의 훈계를 받아 빠뜨림이 없고, 또 때 묻고 더러움이 없어 굳게 믿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여섯째 성현의 도를 알아 그것으로써 괴로움을 아주 없애는 것이다.”

재가와 출가의 기쁨을 간략하게나마 나눠 보았습니다. 요악하면 재가에서는 부귀영화를 마음대로 누리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출가는 그렇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