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말하는 공덕의 과보 열 가지
경.율.논 3법으로 교화해야 법보시
탑을 세우는 데에 으뜸간 사람은 아마 인도의 아쇼카 대왕이 아닐까 합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하루에 8만 기의 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8만 기의 탑이라…. 아마 아주 많은 숫자의 탑이라는 뜻일 겁니다. 아무튼 아쇼카왕의 불사를 향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그는 날마다 탑을 세우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매일 비구들을 궁에 초대해서 공양을 올렸고, 순서를 정해서 스님들이 돌아가며 늘 궁에 한 사람씩 남아 법을 설하게 했습니다.
어느 날, 매우 영민하고 반듯한 외모의 비구 스님 한 사람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아쇼카왕은 기대를 잔뜩 품고 스님이 설법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주 향긋하고 청정한 향기가 계속 풍겨 나왔습니다.
‘대체 어디서 이런 향기가 나오는 걸까?’ 왕은 향기의 출처를 찾다가 스님의 입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왕의 마음이 언짢아졌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매사에 신중하고 절제할 줄 알아야하거늘, 어쩌자고 입에서 향기를 풍기고 있을까? 혹시 궁녀들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건 아닐까?’
왕은 스님에게 말했습니다. “입을 열어보십시오.”
스님이 입을 열어보였는데 입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입을 헹구어보십시오.” 물로 몇 번이나 헹구었지만 향기는 여전했습니다. 왕의 의혹을 풀기 위해 스님이 설명했습니다. “이 향기는 오래 전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오래 전 가섭 부처님 계시던 시절 나는 설법하는 비구였습니다. 늘 사람들에게 즐겁게 법을 들려주었지요. 가섭 부처님의 덕을 찬양했고, 존재하는 모든 것의 모습을 정성껏 사람들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그 덕이 아닐까 합니다. 그때부터 내 입에서는 언제나 향긋하고 청정한 향기가 풍겨 나왔고, 세세생생 끊이지 않아서 오늘 이렇게 왕궁에 있는데도 향기가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내게 이보다 더 부러운 경우가 있을까요? 입 냄새가 나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까 양치용품을 늘 가방에 넣고 다니는 내게 일부러 들려주는 이야기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입에서 향긋한 냄새를 풍길 수 있는 비결이란 바로 사람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진리를 들려주고,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루에 팔만 기의 탑을 쌓는 것을 내심 뿌듯하게 여기던 왕으로서는 그저 입이 쩍 벌어질 노릇입니다.
“부럽습니다. 진리를 말하는 공덕이 그토록 대단한 줄 몰랐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그 정도는 별 것도 아니라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입의 향기는 그저 꽃에 불과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열매지요. 진리를 말하는 공덕의 과보에 열 가지가 있으니 한 번 들어보십시오.
“진리를 말하면 큰 명예를 얻습니다. 모습이 단정해집니다.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사람들의 공경을 얻습니다. 그 위광이 해와 달처럼 빛나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말솜씨가 뛰어나게 됩니다. 지혜로워집니다. 모든 번뇌가 다 사라집니다.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열반을 얻습니다. 이것이 진리를 말하면 얻게 되는 열 가지 공덕입니다.”(대지도론 제12권) 진리를 말한다는 것은 바로 법보시를 뜻합니다. 보시에는 재물의 보시 말고도 법의 보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진실한 말 한 마디, 올바른 말 한 마디를 즐거운 마음으로 건네는 것이 법보시입니다.
“항상 좋은 말을 들려줘서 남을 이롭게 하면 이것을 법보시라고 한다.”
“부처님의 진실하고 선량한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법보시라고 한다.”
“세 가지 법으로 사람을 교화하는 것을 법보시라고 하니, 세 가지 법이란 경과 율과 논이다.”
<대지도론>에서는 법보시를 이렇게 소개합니다만 말만 번드레한 게 법보시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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