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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이야기

[스크랩] 구하지도 않지만 거스리지도 않는다

 

마음에 희구함이 없어야 道

편안마음 정진해 지혜 들어야 

과거 세월에, 존자는 자재천, 도리천, 범천의 하늘사람으로서 법(法) 듣기를 좋아하였는데, 그 공덕으로 나중에는 천계(天界)에서 법의 요체를 가장 잘 설하는 도사(導師)로 칭송받았다. 그리하여, 조사의 법을 계승할 때가 되자 대월지국의 바라문 아들로 태어났다. 스승의 법을 이어 받은 뒤에, 뭇 중생을 제도하면서 중인도에 갔는데 그곳에서 사야다라는 거사를 만났다. 거사가 물었다.

“우리 부모들은 평소 삼보를 믿고 섬기지만 항상 병을 앓을 뿐만 아니라 하는 일이 뜻대로 잘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 이웃의 한 사람은 오랫동안 백정 노릇을 하면서도 몸은 건강하고 하는 일이 모두 잘 풀립니다. 도대체 행, 불행의 질서가 왜 이렇게 모순됩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거사여! 인과(因果)를 의심하지 말라. 선, 악의 과보는 분명하다. 때로, 어진이가 단명하고 포악한 이가 장수할 수 있다. 그리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잘 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잘못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의 잠시 잠깐 현상일 뿐, 그림자와 메아리가 실체를 따르듯이 죄와 복은 결코 허망하지 않느니라.”

거사가 이 법문을 듣고 삼보에 대한 신심(信心)이 생겼음을 보고, 존자는 업(業)과 마음자리에 대해서 더욱 깊이 있는 말씀을 해 주었다.

사야다는 숙세의 지혜를 나타내어 그 자리에서 존자를 스승으로 받들며 출가하였다. 후일, 존자는 그에게 교화의 자취를 계승할 법안을 부촉하였다.

 

성품에는 본래 남(生)이 없지만性上本無生

구하는 사람을 대하여 말해주는 것이다.爲對求人說

법에 대해서 이미 얻을 바가 없다면於法旣無得

어찌 깨치고 깨치지 못함을 걱정하랴.何懷決不決

 

깨달음의 대화20 -제20조 사야다(夜多)

 

존자는 지혜가 연못처럼 깊어서 한량없는 사람을 교화하였다. 돈교(頓敎)를 드날리던 중에 변론만을 일삼는 바수반두를 만나서 법문하였는데, 당시 그는 범행(梵行)을 닦는답시고 극단적 고행에 빠져 있었다.

존자의 중도적 가르침이 그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도(道)를 구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거스르지도 않는다. 나는 오래 앉아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는다. 나는 만족함을 알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탐욕을 부리지도 않는다. 바수반두여, 이와 같이 마음에 희구하는 바가 없음을 이름하여 도(道)라 하느니라….”

바수반두는 존자의 법문을 듣고 무루지(無漏智)를 일으켜 크게 환희, 찬탄하였다.

존자는 이어서, 결론을 맺었다.

“활시위가 너무 팽팽하면 끊어지나니, 편안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부처님 지혜에 들길 바라노라.”

바수반두는 전생에 이미 많은 공부가 된 사람이라, 큰 스승의 감로를 마시고는 금방 많은 것을 깨쳤다.

“바라옵건대, 대자대비를 베푸시어 제자로 받아주소서.”

존자는 화답하였다.

“그대는 오래전부터 온갖 공덕을 심었으니, 나의 종지(宗旨)를 잘 계승할 것으로 본다. 나의 게송을 들어라.”

 

말이 끝나자마자 무생(無生)에 합하면言下合無生

법계의 성품과 더불어 동일하니同於法界性

만일 이와 같이 이해할 수 있다면若能如是解

이(理)와 사(事)를 통달해 마치리라. 通達事理竟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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