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세세생생 지켜 오신 계를 생각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계를 떠올리며 잊지 않아야
부처님을 생각하는 일은 이름이나 몸을 생각하는 것 말고도 또 있습니다.
①여래의 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戒).
②여래의 선정을 생각하는 것입니다(定).
③여래의 지혜를 생각하는 것입니다(慧).
④여래의 해탈을 생각하는 것입니다(解脫).
⑤여래의 해탈지견을 생각하는 것입니다(解脫知見).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은 수행자가 반드시 밟아가야 할 길입니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五分)를 온전히 닦아서 자신의 몸으로 삼으면 진리의 몸(法身)이 됩니다. 오분법신(五分法身)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색(色)․느낌(受)․생각(想)․결합(行)․식별(識)이라는 다섯 가지 근간(五蘊)을 ‘나’ 라고 여깁니다. 이 다섯 가지는 무너지기 쉽고 번뇌에 물들어 있어 유루(有漏)의 오온이라고 합니다(오온을 다섯 가지 무더기 또는 다섯 가지 쌓임이라고 번역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중생들이 오온을 몸으로 삼는 것과 달리 부처님이 몸으로 삼는 다섯 가지 즉 오분법신은 무너지거나 소멸되지 않고 번뇌에 물들어 있지 않아서 무루(無漏)의 오온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을 생각한다(念佛)는 것은 이같은 부처님의 오분법신을 생각하는 것이기도 한데, 그 가운데 첫 번째, 계에 관해서 <대지도론> 제21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처님은 계를 완벽하게 지키고 조금도 어기지 않으셨으니 처음 발심했을 때부터 계를 잘 지켰으며, 계 지키기(持戒)를 더욱 열심히 하셨으니 한량이 없고, 세상에 대한 연민심과 더불어 계를 지키셨으며, 계를 지키되 그 어떤 과보를 바라지 않으셨다. 성문이나 벽지불이 되려고 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번뇌가 섞이지 않았고, 오직 자심청정(自心淸淨)하여, 중생을 어지럽히지 않게 하려고 세세생생 계를 지키셨다. 이런 까닭에 불도를 얻으실 때 계를 완벽하게 다 갖추시게 되었으니, 부처님의 계 지키심이 이와 같은 줄 언제나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고, 남이 주지 않은 것은 갖지 않으며, 음란한 이성 관계를 갖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취하게 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오계입니다.
오계는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윤리덕목인 것이지요. 이 오계를 지키는 사람은 그가 대하는 사람이나 동물에게서 두려움을 없애줍니다. 그러지 않아도 세상은 폭력으로 일그러져 있고 숱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서 겁을 집어먹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계를 잘 지키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겁을 주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수행의 길을 걷겠다고 처음 마음을 냈을 때부터 이런 오계를 포함해서 모든 윤리적인 사항들을 완벽하게 지켜오셨습니다. 겁에 질린 세상을 향한 깊은 연민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 보살이 길을 걸어오신 부처님은 딱 그만큼 계를 지키며 살아오셨다는 말이 됩니다. 그리하여 수행을 완벽하게 마치고 붓다가 되었을 때는 모든 계를 완전하게 다 갖춘 존재가 되었다고 <대지도론>에서는 말합니다. 계를 무시하거나 어겨서는 수행자라 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것은 부처님이 세세생생 지켜 오신 계를 생각하는 일이니, 우리가 지켜야 할 계를 떠올리며 잊지 않는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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