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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이야기

[스크랩] 참선하여 행복을 찾자

 

항하사(恒河沙) 모래 숲 같은 많은 세계를 부셔서 가루를 만든 뒤 칠보로 탑을 조성했다고 하면 그 공덕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별 게 아닙니다. 그 보탑은 하루 이틀, 1년 2년은 아니겠지만 긴 세월이 흐르다보면 반드시 먼지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잠시 동안, 수일 동안 앉아서 마음을 수습하는 것은 시성정각(始成正覺)이라, 바로 성불(成佛)한다고 했습니다. 승속을 막론하고 부처님 법에 귀의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흔히 ‘부처가 되겠다’ ‘부처가 되기 위해’라고 답합니다. 세속적으로 말하자면 행복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 어떤 행복이냐가 문제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행복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루복(有漏福)으로 줄줄 새는 복입니다. 그러니 한정이 있는 복이요, 어느 정도 복을 가지면 복이 떨어집니다. 또 다른 하나는 무루복(無漏福)입니다. 영원히 새지 않는 복입니다. 불교의 복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복은 바로 열반입니다. 모든 마음속에 망상이 다 끊어진 자리, 그 자리가 바로 열반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꾸 갈구하기 마련입니다. 뭔가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부족한 것을 메우려고 자꾸 갈구하니 고통이 되는 것입니다.

옛 성인들이 말하길 5가지 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요즈음에는 100세를 누린다고 하니 적어도 100세까지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오래 사는 것도 좋은데 가난에 찌들어 100세까지 산다면 살맛이 나겠습니까. 요즈음에는 돈이 없으면 자살한다고 야단칩니다. 둘째로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도덕을 좋아해야 합니다. 오래 살고 돈이 있어도 천하의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선 안 됩니다. 남들이 우러러보고 칭양(稱揚)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넷째는 건강해야 합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복이 바로 죽음을 잘 맞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앞의 네 가지를 잘하고 살았다고 해도 죽음을 잘 맞이하지 못했다면 그건 행복한 삶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가운데 하나나 둘, 많아야 셋 정도 갖춰 살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가 세상을 작별했다는 소리는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의 행복은 유루복입니다. 복이 줄줄 새고, 한계가 있는 행복입니다. 이 몸도 죽고 나면 다 아무 상관없는 복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열반은 어떤 행복일까요. 그런 모든 것이 다 포함돼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초월한 행복입니다. 부처님은 다섯 가지 복을 다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돼 있었습니다. 한 나라의 태자로 태어나, 심지어 여러 왕자도 아니고 혼자 태어났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런 행복을 버렸을까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부가 변하고 무상하기 때문이지요. 무상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것이 바로 죽음입니다.

부처님이 결국 출가하게 된 동기가 바로 영원히 죽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출가한 뒤 6년 동안 철학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분들한테 질문했습니다. ‘영원히 안녕하는 법은 없습니까’라고 물어봤지만 어느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고행만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보리수 밑에 앉아서 참선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주일 만에 새벽별을 보면서 참다운 자기를 봤습니다. 지금의 육신은 거짓으로 가짜 나인 것입니다. 영원히 안 죽는 실상, 즉 참다운 나를 깨달은 것입니다. 깨닫고 보니 나만의 실상을 깨달은 게 아니라 전 세계 일체세간의 만법이 다 하나지, 둘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영원한 열반입니다. 그래서 열반에 들고 싶은데 주변에서 천신들이 자꾸 와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면 이 많은 중생 어떻게 합니까. 법을 설해주십시오’라고 해서 45년 동안 계셨습니다.

열반만이 영원한 행복입니다. 한번 얻으면 영원히 얻어, 다시는 변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저런 곳에서 행복을 찾지만 불교에 입문한 이상, 부처가 돼야 영원한 행복입니다. 하지만 그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다겁생을 닦은 분이지만 6년 동안 고행을 거친 뒤에서야 비로소 얻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육도윤회하면서 많은 업을 지었기 때문에 부처님 법안에 들어왔어도 금방 부처가 되진 못합니다. 하지만 빠른 길이 있습니다. 바로 참선입니다.

부처님이 만 가지 방편을 갖고 중생을 교화하셨지만 제일 으뜸가는 교화법은 바로 참선법이다. 한평생을 앉아서 좌선한다면 그 공덕이야 어디다 비교하겠습니까. 설사 금생에 견성성불하진 못한다고 해도 그 참선하는 마음속에 앉아 있다가 운명한다고 한다면 가장 아름다운 운명일 것입니다. 영원히 그리고 빨리 행복하고 싶다면 참선해야 합니다. 한두 사람이라도 보리심을 발휘해 참선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돕겠다, 그 바른 마음을 ‘발심’이라 합니다. <금강경>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겠다는 것은 내가 참선해 부처가 되겠다고 보리심을 발한 것입니다.

참선이 최고입니다. 이보다 더 중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박복한 사람은 해도 안 된다며 안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안 되는 건 아니지요. 욕심이 있어서 빨리 얻어가려 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입니다. 한두 달 해보니 못하겠다며 도망가는 겁니다. 신도들에게 참선하라고 시켜 놓으니 ‘스님! 참선해보니 부처님이 광명을 내리셨어요’라고 하는데 정말 참선이 바로 된 것입니까?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마음속에 갈구를 하다 보니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또 어떤 보살은 울어요. 입승이 옆으로 가 왜 울었는지 물어보니 ‘참선하다 영감쟁이가 날 고생시킨 게 생각나 분통이 터져 울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게 생각나는 게 과연 참선일까요? 어떤 이들은 참선하다 말고 우스운 일을 생각하고는 웃어요. 전부 다 참선을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롯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끊어져야 해요. 설사 참선과정에서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님 등을 생각하고 있어도 참선이 아닙니다. 오로지 ‘이뭣고’ 해야 합니다. 잘 되고 잘못 되고도 없이, 오로지 ‘이뭣고’ 생각만 하고 다 끊으라고 하는데 그게 뭐가 어렵습니까. 조금이라도 딴 생각이 일어난다면 금방 딴 생각이 일어났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한 뒤 생각을 곧바로 되돌려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화두는 어딘가로 버리고 없어지는데 그것은 참선이 아닙니다. 어쨌든 품 안들이고도 참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참선입니다. 잘 됐다, 못 됐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잘 됐다, 못 됐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가 망상이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앉아서 ‘이뭣고’만 생각하면 됩니다. 자꾸 하다보면 차차 수월해지고 힘이 덜어지기 마련입니다. 잠자고 밥 먹는 것조차 다 잊어버리고 시간이 오고 가는지도 잊어 버려 화두 삼매, 화두 일념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 경지에 도달해야만 비로소 안심할 수 있는 경지까지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참선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참선하지 말고 좋아하는 대로 염불하거나 경전을 외우시면 됩니다. 그것도 참선과 마찬가지로 밥 먹고 잠자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가 돼야 염불 삼매, 기도 삼매가 되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 정근 기도하다가 한두 시간을 뛰어넘어 하루가 지나도 모를 정도가 돼야 비로소 바로 된 것입니다. 불교의 여러 교화법 가운데 으뜸은 바로 참선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은 시간이 나는 대로, 단 5분이라도 앉아서 ‘이뭣고’ 하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참선이 좋다고 하니 나도 한번 해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대들어 서는 안 됩니다. 특단의 마음, 한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마음자세로써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시작하면 견성할 때까지 밀고 나가야 합니다. 중간에 하다말고 하면 부처가 못됩니다. 옛 스님들께서는 오로지 외골수로 정진하면 일주일이면 깨닫는다고 하셨습니다. 길게 잡아도 90일, 즉 석 달이면 깨닫는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삼년, 사년 해도 그것을 못 이루는 것은 발심을 못했거나 외골수로 정진하지 않고 적당히 얼렁뚱땅했기 때문입니다. 설사 선방에 나오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설거지 하면서, 회사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내서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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