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으뜸인 것도 공덕 때문
과보 구해서 공덕을 짓지 않는다
법을 청해 듣는 일은 아주 커다란 과보를 낳습니다. <월등삼매경>(제6권)에 의하면, 법문을 많이 들으면 열 가지 이익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번뇌의 바탕이 되고 번뇌를 일으키는 원인이 뭔지 제대로 알 수 있고, 둘째는 번뇌와 미혹을 버리고 깨끗해질 수 있는 길을 알 수 있으며, 셋째는 의혹(疑惑)을 영원히 떠나게 되며, 넷째는 바르고 곧게 볼 수 있으며, 다섯째는 도(道) 아닌 것은 멀리 떠나게 되며, 여섯째는 바른 길에 편안히 머물 수 있게 되며, 일곱째는 감로문(甘露門)이 그 앞에 활짝 열리게 되며, 여덟째는 부처님의 지혜를 가까이할 수 있으며, 아홉째는 일체 중생들과 함께 광명을 짓게 되며, 열째는 삼악도와 같은 나쁜 세계를 겁내지 않게 되니, 이것이 많이 들으면(多聞) 생기는 열 가지 이익입니다.
이런 열 가지 이익을 불러 오는 ‘법문 듣기’를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쉬지 않고 권합니다. 자신의 불국토에 핀 꽃을 선물로 가져가서 공양 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부처님의 이런 행위는 분명 선업이요, 공덕을 짓는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공덕을 완벽하게 다 갖춘 부처님이 굳이 더 선업이며 공덕을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좋은 일이 있으면 서둘러 당신이 나섭니다. 대지도론(제10권)에서는 이게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부처님은 여전히 2%가 부족하시다는 말인가? 어째서 제자들에게 법을 듣도록 권하는 공덕을 짓고, 심지어 이웃 부처님에게 꽃공양까지 올리는 공덕을 짓는단 말인가? 대체 얼마나 더 많은 과보를 누리시겠다는 속셈인가!”
부처님이 좋은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달려가신 적은 또 있습니다. 부처님 살아 계시던 시절 스님들은 직접 자기 손으로 자신의 옷을 수선해서 입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앞을 보지 못하는 비구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비구는 바늘에 실을 꿰려다 끝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복덕을 좋아하는 사람 누구 없습니까? 제발 여기 오셔서 내 바늘귀에 실을 꿰어주십시오.” 이 소리를 듣고 가장 먼저 달려온 이는 역시 부처님이었습니다. “내가 복덕을 좋아한다. 내가 너를 위해 바늘귀에 실을 꿰어주겠다.”
부처님의 음성을 듣자 앞을 보지 못하는 비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부처이신 분이 뭐가 부족하기에 제일 먼저 달려오셨단 말인지…. 대체 얼마나 복덕을 구해야 만족하시려는지…. 그리하여 그는 부처님의 발에 절을 한 뒤 자신의 궁금증을 털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이 답하십니다. “그렇다. 나는 모든 공덕을 다 갖추었다. 그런데 나는 공덕의 은혜와 공덕의 과보와 공덕의 힘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모든 중생 가운데 으뜸이 된 것도 바로 이 공덕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공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떤 행복한 결과를 바라서 공덕을 쌓는 게 아니라 공덕을 짓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그저 공덕이 좋아서 그 일을 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대지도론에서는 부처님이 부지런히 공덕 짓는 일을 두고 “제자들에게 공덕 짓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내놓고 있습니다. 마치 광대 집안의 백 살 먹은 노인이 자신은 더 이상 춤 출 필요가 없지만 자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춤추는 것과 같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부처님의 공덕 짓기는 멈추지 않을 듯합니다. “과보를 구해서 공덕을 짓지 않는다. 공덕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기 때문에 공덕을 좋아할 뿐이다.” 선한 일에 누구보다 한 발 앞서 달려가는 부처님의 이유 있는 항변입니다.
'설법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부처님 말씀이 들리는 경계 (0) | 2013.02.26 |
---|---|
[스크랩] 늦출일과 급한일을 잘살펴라 (0) | 2013.02.21 |
[스크랩] 보물창고를 왜 내게 찾는가 (0) | 2013.02.18 |
[스크랩] 일상 생활에서 진면목 보면 그것이 곳 깨달음이다 (0) | 2013.02.18 |
[스크랩] 금강경 [1] (0) | 2013.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