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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이야기

[스크랩] 부처님 말씀이 들리는 경계

목련존자, 부처님 말씀 들리는지 시험

듣지 못함은 마음 준비가 되지 않은 뜻

대승경전 속에서 부처님은 늘 깊은 선정에 들어 계십니다. 선정에 들어 있다는 것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어떤 바람이 불어와도 꿈쩍도 하지 않는, 세상의 중심인 수미산처럼 그저 우뚝하고 담담합니다.

하지만 그런 수미산도 제 몸뚱이를 헐 때가 있으니 세상이 파괴할 때에 불어오는 바람이 불면 그렇게 됩니다. 그 바람 앞에서 수미산의 견고한 몸뚱이는 단단한 응집을 풀고 세상에 퍼집니다. 부처님도 그와 같습니다. 깊은 선정에 들어서 요지부동하고 있지만 그 마음이 풀어질 때가 있으니 그건 바로 거대한 자비의 바람이 불어올 때입니다. 그 바람을 맞으면 가엾이 여기는 마음(悲心)이 일어나고 몸이 무수하게 흩어져서 다섯 갈래 윤회의 세상으로 들어가십니다. 하늘의 신이나 축생이 되기도 합니다.

부처님의 음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존재를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 그 존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이 울려 퍼집니다. <대지도론>에서는 “부처님은 실로 꼼짝도 하지 않고 계시지만 전생의 복덕 인연으로 인해 몸에서 소리가 일어나 중생에게 응하니 메아리나 하늘의 풍악처럼 저절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부처님의 모공에서 저절로 소리가 일어나서 법문을 듣는 이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게끔 법을 설하신다”라고 설명합니다(제10권).

부처님의 몸을 보고 음성을 듣는 이들은 다음과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지금 나 혼자만 부처님을 친견하고 있다. 부처님은 오직 나를 위해 이 자리에 오셨다.” “지금 나 혼자만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 부처님은 지금 오직 나를 위해 법문을 하고 계신다.” 너무나 힘이 들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에게 오직 자기만을 위해 구원의 손길이 내려지고 있다는 생각. 이보다 더 절대적인 위로도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 몸과 음성의 이 불가사의함을 뜻의 불가사의함과 더불어 삼밀(三密)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에게는 세 가지 신비로움이 있으니 바로 몸의 비밀(身密)과 말의 비밀(語密)과 뜻의 비밀(意密)이다”라고 <밀적금강경(密跡金剛經)>의 구절도 <대지도론>에서는 인용하고 있습니다.

‘대체 부처님의 음성은 어디까지 들릴까?’ 어느 날 목련 존자는 이런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신통력으로 지구를 벗어나 멀리 아주 멀리 날아가 봤습니다. 마침내 목련 존자가 딱 멈춰선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또 다른 부처님의 세계가 시작되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어찌나 몸집이 컸던지 목련존자는 그곳 사람들 밥그릇 높이의 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조그마한 목련 존자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아니, 사람 머리를 한 조그만 벌레가 대체 어디에서 날아왔을까요? 차림새는 부처님 제자인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데, 참 희한합니다.”

그러자 그곳의 부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답하십니다. “그를 업신여기지 말라. 이곳에서 동쪽으로 한량없는 불국토를 지나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는 그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도 신통이 으뜸가는 제자이다.”

그리고 나서 부처님께서 목련존자에게 왜 이곳에 서 있는지를 물으시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부처님의 음성이 어디까지 들리는지 알아보고자 한량없는 시간과 공간을 거쳤더니 이곳에 이르게 되었습니다.”(대지도론 제10권)

부처님은 말씀의 존재입니다. 목련존자는 그 말씀이 어디까지 들리는지 시험해본 자입니다. 전혀 다른 불국토가 시작되는 그 경계선까지 부처님의 음성은 낭랑하게 들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듣고자 귀를 쫑긋 세우면 부처님의 법문이 들린다는 말이겠습니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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