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간화선 수행법과 인연으로
참선을 통해 선의 정수에 눈뜨면
생활과 선이 저절로 한 덩어리 돼
선(禪)은 이 세상에서 가장 쉽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보통사람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하므로 매우 어렵게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을 자각한 사람은 일상이 그대로 선을 구현하는 것이어서, 따로 수행하는 모습이 있다는 어리석음을 짓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것이 전부고 최고라고 이야기한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모두가 불성(佛性)을 가지고 쓰고 있는 것이 다 똑같다고 한다면, ‘그럼 공부하지 말라는 말인가?’ 하고 오해할 수 있다. 그래서 믿음을 내고 쫓아 들어와서 공부하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뭔가 가닥을 지어서 차제와 단계를 밟게 만들고, 또 그 단계마저 넘어서 최고의 경지에 들어가도록 가르치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오안(五眼)을 말씀하셨다. 인간은 다섯 가지 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단계의 눈을 육안(肉眼)이라고 하는데, 도덕적 삶을 지향하는 입장의 눈이다. 거기서 천안(天眼)을 눈뜨고, 더 나아가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안목인 혜안(慧眼)까지 눈뜨게 된다고 하였다. 혜안은 형상을 가지고 쓰는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경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禪)은 불법의 본령을 구현한다. 불법은 상(相)을 여읜 입장의 안목인 법안(法眼)과 그것마저 넘어선 불안(佛眼)을 눈뜨는 것이다. 이것은 조사선이나 묵조선 그리고 간화선의 수행을 통하여 성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무 어렵고 많은 단계가 있는 것 같아서, 보통사람에게 선은 먼 나라 얘기인 듯이 느껴진다. 누구든지 불성을 본래 지니고 있어서 모두가 선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또 불법은 멀고 아득한 경지라고 한다면 혼란이나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실은 누구라도 가장 손쉽게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것이 선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선을 잘 모르고 있으며 올바른 가치관에 눈뜨지 못하였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이다. 아마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간에서 전달하는 분들이 참선 정진의 효과와 결과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여, 믿음을 일으키는 지도력을 잘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그동안 말과 이론은 현란한데 실제 수행에서의 효과가 분명히 증명되지 않아서, 작금의 현실에서는 남방불교의 수행법이나 기타 유사 불교적인 명상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방불교는 이미 남방불교의 여러 장점을 수용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넘어서는 근거를 지닌 가르침이지만, 현실 속에서 증명하여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우리는 이런 정신적 흐름의 갈림길에서 분명한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고준한 선을 낮은 단계로 하향 평준화시키는 게 아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개된 비밀’을 이제는 누구라도 배워서 이익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지식들께서는 무한한 자비심으로 한국불교의 보물인 간화선 수행의 분명한 지침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 주셔야 한다.
선이 세상에 등장하기 전에는, 지혜의 눈을 뜰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이 지구상에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선은 소중한 가르침이다. 우리로 하여금 직접 지혜로운 눈을 뜨게 해서 온몸이 지혜덩어리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선을 자각하기 전에는 선과 생활을 일치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다행히 짧은 시간 내에 무한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간화선 수행법이 있어서, 우리는 먼저 선에 눈을 뜨고 자연스럽게 선과 생활이 둘이 아닌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과 ‘참선’은 개념이 조금 다르다. 참선을 통해서 선의 정수에 눈뜨면, 그때부터는 생활이 저절로 선과 한 덩어리가 된다. 시간을 정해놓고 앉아있을 필요 없이, 1년 365일 동안, 하루 24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해도 선을 구현하는 일행삼매(一行三昧)의 삶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어렵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올바른 간화선 수행법과 인연만 잘 맺는다면, 저절로 이런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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