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들이여, 나의 이 법문은 정과혜로써 근본을 삼나니, 첫째로 미혹하여 혜와 정이 다르다고 말하지 말라. 정과 혜는 몸이 하나여서 둘이 아니니라. 곧 정은 바로 혜의 몸이요 곧 혜는 바로 정의 작용이니, 혜가 나타날 때 정이 혜 안에 있고, 또한 정이 나타날 때 혜가 정 안에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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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들이여, 이러한 뜻은 곧 바로 정과 혜를 함께 함이니라.
도를 배우는 이는 짐짓 정을 먼저 하여 혜를 낸다거나 혜를 먼저 하여 정을 낸다고 해서 정과 혜가 각기 다르다고 말하지 말라.
이런 소견을 짓는 이는 법에 두 가지 모양(相)이 있는 것이니라. 입으로는 착함을 말하면서 마음이 착하지 않으면 지혜와 선정을 함께 함이 아니요. 마음과 말이 함께 함이 아니요. 마음과 말이 함께 착하여 안팎이 한 가지면 선정과 지혜가 함께 함이니라.
스스로 깨달아 수행함은 말로 다투는 데 있지 않으며, 만약 앞뒤를 다투면 이는 곧 미혹한 사람으로서 이기고 지는 것을 끊지 못함이니, 도리어 법집과 아집이 생겨 네 모양(四相)을 버리지 못함이니라.
일행삼매란 어느 때나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곧은 마음을 행하는 것이니라. <정명경>에 말씀하시기를 ‘곧은 마음이 바로 도량이요 곧은 마음이 바로 정토다’라고 하였느니라.
마음에 아첨하고 굽은 생각을 가지고 입으로만 법의 곧음을 말하지 말라. 입으로는 일행삼매를 말하면서 곧은 마음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부처님 제자가 아니니라. 단지 곧은 마음으로 행동하여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음을 일행삼매라고 하느니라.
그러나 미혹한 사람은 법의 모양에 집착하고 일행삼매에 국집하여, 곧은 마음은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하며 망심을 제거하여 일으키지 않음이 일행삼매라고 하나, 만약 이와 같다면 이러한 법은 무정(無情)과 같은 것이니 도리어 도(道)를 장애하는 인연이니라.
도(道)는 모름지기 통하여 흘러야 하나니, 어찌 도리어 정체할 것인가? 마음이 머물러 있지 않으면 바로 통하여 흐르는 것이요, 머물러 있으면 바로 속박이 되는 것이니라.
만약 앉아서 움직이지 않음이 옳다고 한다면 사리불이 숲 속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을 유마힐이 꾸짖었음이 합당하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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