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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이야기

[스크랩] 마음의 실체

 

누구나 본래 삼매 중에 있음을 알아야

마음은 虛이면서 신묘하니 ‘연기’의 법칙

법문: 그것은 마치 매일 사용하는 거울 속의 그림자와 같아서 애초부터 비추는 작용과 그 그림자가 분리된 적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대정(大定)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마(維摩)거사가 향적(香積)여래로부터 공양을 받고 수미등왕(須彌燈王)여래에게 사자좌를 빌려오기도 하며 묘희세계(妙喜世界) 쥐기를 옹기장이가 돌림판을 다루는 듯하였던 것입니다.

해설: 부처님께서 늘 삼매 가운데 있는 것을 나가대정(那伽大定)이라 한다. 올바른 선(禪)은 ‘익히고 증득해야 할 어떤 선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본래 삼매 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본래 삼매 가운데 함께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즉시, 백 천 삼매는 본래 삼매 속의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아직 힘이 약해서 근본을 비추고 소화할 수가 없는 입장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는 그림자를 쫓아가기 때문에, 선정을 닦아야 된다는 방편을 제시하는 것이다. 반면에 근본에 계합하여 확철한 입장이 되면 시비가 붙을 수 없으며, 때에 당해 잠시 시비가 일어나더라도 모두 허망한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더 이상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이렇듯 본래 선정을 자각하면, 어떤 세계에서나 자유 자재할 수 있는 위신력을 지닌다. 원오선사는 이 점을 <유마경>의 사례를 통해 확인시켜주고 있다.

 

법문: 겨자씨에 수미산을 받아들이기도 하며 뱃속에 겁화(劫火) 빨아들이기를 마치 손바닥 뒤집듯 합니다. 이는 속이 텅 비었으면서도 신령스럽고, 고요하면서도 비추기 때문입니다.

해설: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모습 없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곳에는 신령스런 기운이 있어서 늘 신묘함을 드러낸다. 마음은 허공처럼 텅 비어 있으면서도 신령스런 기운이 함께하고 있어서, 물을 마실 때 차면 찬 줄 알고 뜨거우면 뜨거운 줄 안다. 그곳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천차만별의 그림자를 만들면서 이 우주법계를 형성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연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셨다.

 

법문: 이 밖에 사물이 출몰하고 이리저리 변하는 데는 다른 힘을 빌리지 않습니다.

해설: 이 모든 것들이 마음의 현현이지, 또 다른 모습이 있을 수 없다. 만법이 이 마음 가운데서 일어났다가 변하고 없어지는 그림자에 불과함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법문: 이른바, 불가사의를 깨침이 모두 한 뙈기 마음밭일 뿐이라고 한 것이니, 더구나 수행을 쌓고 덕성을 지녀 좌우 어디서나 근원과 봉착하는 경우야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금강보검을 거머쥐고 살활(殺活)의 주장자를 휘두르는 순간들이 모두 이 오묘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해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만법과 더불어 이 법계까지도 마음의 소연(所緣)이지, 마음을 벗어나서 따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없다. 근본 자리를 밝게 사무치든 사무치지 않든, 다 알고 쓰든 모르고 쓰든, 이 마음을 떠나서 따로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혹을 끊어주고 본래면목을 자각케 하는 선지식의 노고추(老古錐)는 마음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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