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은 방법일 뿐 깨달음이 아니다
견해에 집착하면 ‘참나’ 알 수 없어
본문: 제일의제는 공(空)이니라. 만일 상(相)이 있다고 본다면 모름지기 곧 바로 물리쳐야 한다. ‘내가 있다’ ‘마음이 있다’ ‘생멸이 있다’고 한다면 이것 역시 물리쳐야 하느니라. 묻기를, 무엇을 곧 바로 물리친다고 합니까? 답하기, 만일 법에 의거하면 이제를 보는 시각을 잃어버리니 하나의 사물도 보지 못하느니라. 따라서 노경에 말하되 도덕을 세우는 것이 도덕질이라고 했느니라.
해설: 제일의제란 최고의 이치, 또는 궁극의 이치를 말하며 이것이 공이라는 것이다. 즉 진여자성이요 불성이요 ‘참나’이다. 있다 없다, 나와 너, 나, 내 마음, 생멸 등이 있다고 느껴지면 이것은 참나에 비친 허상일 뿐이니 이 허상을 내버려두고 이 허상들이 알고 느끼는 주체를 찾아야 한다.
법이란 바로 이것을 찾는 방법일 뿐 궁극의 깨달음이 아니다. 법의 견해에 집착하면 참나는 알 수 없고 참나를 모르면 진제인 공과 속제인 허상과 연기를 알 수 없다. 이것은 마치 도덕을 세우는 것이 오히려 도덕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노자의 도덕경과 같다.
◼ 달마사행론 - 15. 오종의 심식을 나누는 문
본문: 묻기를, 탐욕은 어떠한 마음이라 합니까? 답하기를, 범부의 마음이니라. 묻기를, 법은 생겨남이 없다고 보는 것은 어떠한 마음입니까? 답하기를, 성문의 마음이니라. 묻기를, 법은 자성이 없다고 이해한다면 이것은 어떤 마음입니까?
답하기를, 이것은 연각심이니라. 묻기를,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미혹한 것도 아니라면 이것은 어떤 마음입니까? 답하기를, 보살의 마음이니라. 묻기를, 느끼지 않고 알지 못하면 이것은 어떤 마음입니까? 즉시 답하지 않고 후에 답하기를, 대답하지 않은 까닭은 법은 대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설: 우리의 마음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탐욕의 마음은 범부 중생의 마음이다. 나와 세상이 실체한다고 여겨 분별하고 집착하는 마음이니 생사윤회를 지어간다. 두 번째는 제법은 본래 생겨나지도 멸하지도 않는다고 아는 것이니 성문의 마음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잠시 존재하는 듯 하지만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이지 실제로 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리석음과 집착으로 실제로 존재한다고 착각할 뿐이다. 세 번째는 제법무아를 아는 것이니 이것은 연각의 마음이다. 삼라만상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실체가 아닌 내 마음에 비친 업식의 모습임을 아는 것이다. 환영임을 아니 구하지 않고 구하지 않으니 분별하지 않고 분별하지 않으니 집착하지 않는다. 마음은 항상 고요하고 평화롭다.
네 번째는 미혹되지도 않고 벗어나지도 않으니 생사를 짓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바로 보살의 마음이다. 꿈에서 깨고 보니 나와 대상, 중생과 부처, 생사와 열반, 실체와 허상 이 모두가 꿈속의 모습일 뿐 구할 필요도 버릴 필요도 집착할 필요도 내려놓을 필요도 없다. 인연 따라 그저 비추어 나타낼 뿐이다.
다섯 번째는 느낌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닌 것은 부처의 마음이요 참나의 모습이다. 진여 자성이다. 참나는 언어와 사량분별, 견, 문, 각, 지를 비추어 아는 주체이지 대상이 아니다. 표현하면 사량분별이요, 언어요, 대상이 된다.
본문: 법은 마음이 없는 고로 답을 하면 즉 유심이요 법에는 언설이 없거늘 답을 하면 언설이 있음이요 법은 이해가 없거늘 답하면 이해함이 있게 되느니라. 또한 법은 지견이 없거늘 답을 하면 지견이 있음이요 법에는 피차가 없거늘 답을 하면 피차가 있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마음과 말이 모두 집착이니라.
해설: 여기서의 법은 법의 근본 성품인 법성을 말함이요 불성, 진여 자성, 참나를 일컬음이다. 마음은 참나에 비친 아상과 업식을 하나로 동일시하여 부르는 말이다. 흔히 내 마음 이라고 한다. 그러나 참나에 비친 대상일 뿐이다.
언설, 이해, 지견, 이것과 저것, 이러한 모든 것은 참나에 비친 업식의 분별을 말하는 것이다. 업식일 뿐만 아니라 그 업식의 환영을 분별하는 것 또한 업식의 모습이요 참나에 비친 대상(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견문각지하는 모든 대상 그 대상을 분별하는 마음 그 마음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하는 것 이 모두가 참나에 비친 업식의 환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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