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바세계에서 셀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나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는 호의를 베풀고 나의 뜻에 어긋나는 사람은 험담하며, 어떤 사람은 악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착하다고 분별하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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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사바세계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는 진실로 착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죄송하지만 오탁악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삼독심(三毒心)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착한 업을 지어도 진실로 착하다 할 수는 없다. 온갖 선행을 베풀어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할지라도 착하게 보일 뿐이지 탐내고 성내며 어리석은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선업을 닦았다 하더라도 진실로 착하다 할 수 없다.
깨쳤다는 사람은 어떤가. 삼독심에서 정말 자유로운가? 이 사바세계에 태어난 순간 그 누구도 삼독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한숨 들이키고 내쉬는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수억만의 중생을 살생하며 살지 않는가. 한 걸음 내디딜 때도 수억의 중생을 짓밟지 않는가. 법신으로 비추시는 부처님 외에 누가 삼독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러니 부처님의 명호를 불러야 한다. 부처님을 부르는 염불 자체가 바로 나 자신의 참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로 착하지는 않지만 최상승인(最上乘人)으로는 살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최상승인인가? <관무량수경>에서 부처님은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 가운데서 가장 순결한 연꽃이니라. 그래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그의 좋은 친구가 되며, 그는 항상 진리를 떠나지 않고, 필경에 부처를 성취하게 되리라” 하셨다. 또 중국 당나라 때 선도화상은 “만약 염불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사람 중에 최상승인”이라고 했다.
그러니 염불하는 사람을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 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 말씀 따라 청정행을 닦으며 불가사의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모시고 최상승의 삶을 살고 있는데 아직도 사람들 가운데는 지옥 가기는 두려워하면서 극락 가는 쉬운 법을 마다하고 있으니 불보살님인들 어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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