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각리여몽중(四大各離如夢中)~
해 뜨고 달 지는 이치 알려주며
극락으로 잘 떠나가라고 타일러
육신과 마음에 집착하는 것 막아
법당에서 시식의식을 했을 때 영가를 전송하기 위해 법성게를 염송하며 문 밖으로 나온다. 이때 법당과 법당 밖 탑을 세 바퀴를 돌며 소대에 이른다. 이는 부처님 당시 법문을 듣고 떠나갈 때 부처님께 1배의 인사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도는 ‘우요삼잡’에서 유래됐다고 보인다. 영가를 청해 음식을 베풀었고 법문을 들려드렸으니 이제 이별을 해야 한다. 이 의식을 하나씩 보며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자.
오늘날 49일재 등의 추천의식은 대개 관음시식으로 주로 행해지는데, 이때 설해지는 의문은 이렇다. 먼저 오늘 이곳 문 밖에서 봉송을 하게 된 영가의 이름과 함께 청한 일체의 영가를 부른다. 일종의 주의를 환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지금까지 영가들에게 음식을 베풀고 경전을 염송하였으니 이 공덕으로 허망한 인연을 여의었는지 여의지 못했는지를 묻는다.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음식을 베풀고, 경전을 외우고 한 것은 오로지 허망한 인연을 쉬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으로 이는 불교의 시식의식이 깨달음을 얻게 하는 도구이고 목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영가께서 만약 허망한 인연을 떠났으면 곧 천당이고 부처님 나라에서 마음대로 노닐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오늘날 ‘천당’하면 타종교의 천국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신, 곧 천신이 사는 곳이라고 이해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지만 여기서 천당은 불찰(佛刹), 절, 부처님 나라, 불국토 등의 다른 표현이다. 천당은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당우)을 지칭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허망한 인연을 아직도 여의지 못했다면 다시 마지막 게송을 들려준다.
“사대각리여몽중(四大各離如夢中) 육진심식본래공(六塵心識本來空) 욕식불조회광처(欲識佛祖回光處) 일락서산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 꿈결같이 지수화풍으로 구성된 이 몸이 흩어지니/ 육진경계 심식도 본래 공이라/ 불조의 회광처를 알고자 하면/ 서산으로 해가 지고 동산에서 달이 뜨네.” 이 게송은 일월게라고도 부르는데, 대문 밖에서 이별을 하며 혹시 아직도 허망한 인연에 매였으면 몸과 마음이 본래 공(空)하니 부처님이 빛을 돌린 곳을 알라고 하며,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이치를 통해 허망한 인연을 깨우치고 극락으로 잘 떠나가라고 타이르는 것이다.
이별의 장면에서 행여나 육신과 마음이 죽음에 이르렀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간단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문 밖에서 하는 이별의 장면은 죽은 이나 산 자에게 엄청난 아픔을 줄 수밖에 없다. 해서 불가(佛家)의 전송 장면은 영가를 청해 시식을 하고 법문을 들려주는 법의 자리로 승화되고 있다.
이렇게 마지막 게송을 들려주고 나서 잘 가라는 염불을 하는데, 그 염송은 ‘시방삼세일체제불 제존보살마하살 마하반야바라밀’이다. 풍송가지라고도 하는 이 염송은 현재 ‘염시방삼세일체제불’이라고 해 ‘염’자를 염송하기도 하는데, 이는 ‘염시방삼세’라고 해 풍송가지를 염송하라는 지문(地文)이 와전돼 염송문으로 인식되고 정착됐다. 이 염송은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하는 십념의 축소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마하반야바라밀을 더해 전송의 의미를 담아 염송하는 것이다.
이 풍송가지의 힘에 의지해 원왕생 원왕생 하며 발원을 하며 위패와 상복 등을 태우게 된다. 이때 소전진언 봉송진언 상품상생진언을 염송하며 영가를 전송한다. 이어 남아 있는 이들은 다시 부처님께 절을 하며 예를 표하고 잘 떠나가라고 인사하며 보회향진언과 게송, 삼회향을 염송하며 의식을 회향한다. 이후 삼회향놀이와 같은 뒤풀이놀이가 행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성스러움에서 자유스러움으로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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