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낼 때 즐거운 마음이지만
대하는 자세에 따라 가치 결정
소유에는 책임과 사명도 따라
<증일아함경> 오왕품의 내용입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왕성할 때는 기어코 그 욕망을 이루려 한다. 그래서 이루고 나면 기쁜 나머지 원했던 것에 대하여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탐하던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오히려 기쁨으로 삼아 좋아하는 것을 따라 가장 즐겁다고 말하고 애착하는 것이다(欲意熾盛時 所欲必可克 得已倍歡喜 所願無有疑 彼以得此欲 貪欲意不解 以此爲歡喜 緣之最爲妙).”
욕심이 과하면 전후사정을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로 욕심낼 때 즐거운 마음이기 때문에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되면 살짝 흥분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가질 수 없는 것은 긴 시간을 두고서라도 기다리게 됩니다. 그렇게 가지고 싶은 욕망이 강할수록 손에 쥐게 되었을 때 기쁨도 덩달아 커지겠지만, 그것이 때로는 자신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질 수 있더라도 가져서는 안 되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체제라 하더라도 소유하고 싶다고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소유에는 사명과 책임이 따릅니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길에 떨어진 금덩이를 보고서도 그냥 지나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벌어질 인연의 본말을 알기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을 욕심으로 챙기더라도 결국은 다 뱉어내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이러한 것을 알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에 탐욕을 일으키는 것은 물심(物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망을 채우려는 것을 간단히 ‘이익을 보면 자신을 잊어버린다(見利忘我)’고 합니다. 이해관계에 물불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교경>에서는 “감각기관(五根)을 제어함으로써 방일하여 오욕(五欲)에 빠져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니, … (중략) … 사나운 말을 고삐로 견제하지 않을 경우, 말 쪽에서 도리어 사람을 끌고 가 구멍에 빠뜨리는 것 같으니라(當制五根 勿令放逸入於五欲 … 亦如惡馬不以制 將當牽人墜於坑陷)”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이 대상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대상에게 부림을 당하는 경우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생활을 위하여 무언가를 두고 꼭 필요한 것인지 되묻지만, 어쩌면 그렇게 한번 생각한 것만으로 가져야하는 당위성으로 삼을 것도 같습니다. 다들 충동 구매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없어도 될 물건도 많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도리어 있어서 불편한 것들도 있습니다. 버리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그러한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자신이 일으킨 욕심의 흔적들입니다. 실체화 된 욕심을 보면서도 ‘정말 필요한 것인가?’ 고민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쓰기 위해서라기보다 모으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고 소유하지 못해서 생기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묻지마’식의 소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소유의 명분은 사라지고 대상의 부림을 당하는 격입니다. 이 부분은 수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서 소유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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