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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이야기

[스크랩] 행복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거꾸로 이해한 가르침은

자타를 피곤하게 할 뿐… 

욕망에 따르는 달콤함이 우리를 충동질합니다. 그래서 한껏 부풀은 마음에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 하면서 스스로 합리화시키기도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정신작용을 교리에서는 ‘하고자 할 욕(欲)’으로 표현하는데, 우리들의 욕망을 다섯 가지를 묶어서 설명하는 오욕(五欲)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이면서도 공통적인 재물욕(財欲), 이성욕(性欲), 음식욕(食欲), 명예욕(名譽欲), 수면욕(睡眠欲)과 감각기관에 각각 대응하는 대상을 따라 일으키는 욕망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세속적 욕망의 양상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상과 감각기관의 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욕을 설명할 때 우리의 감각기관을 눈(眼), 귀(耳), 코(鼻), 입(舌), 몸(身)으로 대별합니다. 그리고 그 각각에 대응하는 대상(五境)을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이 둘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욕망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오욕의 주된 내용입니다. 여기서 감각기관의 대상을 ‘경(境)’ 또는 ‘경계(境界)’라 하는데, 코의 경계를 냄새라는 것에 빗대어 생각하면 나머지도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각기관에 각각 대응하는 대상을 특정 지으면 경계 역시 다섯 가지입니다. 이 관계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눈으로 볼 수 있는 색경(色境)은 모양이나 빛깔이며, 귀로 들을 수 있는 성경(聲境)은 소리이며, 코로 맡을 수 있는 향경(香境)은 향기이며, 혀로 느낄 수 있는 미경(味境)은 맛이며,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촉경(觸境)은 촉감입니다. 이와 같은 구조 속에서 때로는 순ㆍ역경계와 인욕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욕망으로 애착하는 그 성격을 따라 다시 세 가지(三性)로 분류합니다. 바로 선(善), 악(惡), 무기(無記, 선악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전적 설명으로 합당한 의욕이란 정성스럽게 부지런히 애쓰는 마음을 일으키는 근거(善欲爲引起精勤心之根據)가 되며, 그른 욕심 가운데 특히 타인의 재물을 가지려 기도하는 것을 탐욕(惡欲中之希欲他人財物者稱爲貪)이라 합니다. 환언하면 자기계발로 향상함과 동시에 좀 더 나은 생활을 바탕으로 행복을 도모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주지 않는 타인의 귀중한 것을 가지려는 것은 탐욕이라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의 감각기관을 따르는 대상 그 자체, 즉 경계는 절대선이나 악으로 확정지을 수 없는데, 왜 어감(語感)상 번뇌에 가까운 오욕의 범주 안에서 설명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체로 귀하거나 좋은 것을 보면 가지려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예외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견물생심(見物生心)의 구조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무리 없는 인식이며, 경제활동의 기본 바탕이 될 것입니다. 다만 과도하게 물욕(物慾)을 일으켜 정도를 넘어선 욕심이 문제일 뿐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누군가 합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상을 취하더라도 그 대상 자체를 두고 선이나 악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중생심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절제되지 못한 자신의 욕망을 탓하기보다 “대상이 원수다” 또는 “나는 안 그러려고 하였는데 대상이 자꾸만 유혹해서”라며 인과의 책임을 회피하려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반문해 볼 수 있습니다. “대상이 자신을 취하라고 유혹하던가?” 예를 들면 “보석이 스스로 ‘나를 가져라’고 최면을 걸던가?”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단지 자신의 욕망을 대상에 덧씌워 임의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자기 자신이 대상(경계)에 가치를 부여하여 취사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상이 욕망이 아니라 자신이 대상에게 스스로 욕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를 모르면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하면서 오욕락(五欲樂)을 마음껏 누리려 하는 것입니다. 마치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선의 가치쯤으로 여기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오욕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병행하는 구조이므로 고통과 행복이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입니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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