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는 선정속 반야공 깨달아
선정을 통해 반야지혜를 발현
양무제와 달마에 관한 전설을 풀어 보자. 양무제는 일생 네 번 출가하였고 달마대사와 연관된 고사도 유명하며, 그의 아들 소명태자는 <금강경> 과목을 나눈 천재였으나 요절하였고, 그가 지은 <자비도량참법>은 무슨 연유인지 현재까지 유독 한국 사찰에서 절찬리 애용돼고 있다.
양무제의 이름은 소연(蕭衍)이며, 난릉 숙씨인 세도가 자손으로 한나라 때 상국 소하(한나라 개국초조인 유방을 도운 일등공신으로 유방과 동향인으로 원래는 진나라말 폐현에서 옥리라는 벼슬을 지냈다)의 25세손이며, 부친은 남제(南齊, 479~502) 고제(高帝)의 족제(族弟)이다. 불교와 인연이 깊은 황제로 불교 역사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기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재위 48년 많은 치적을 남겼으나 만년에 일어난 호경의 난으로 도성이 함락하고 남경(南京)에 갇혀서 86세에 아사했다. 수릉(修陵)에 묻혔고 시호는 무제(武帝) 묘호는 고조(高祖)이다.
양무제는 원래 도교를 신봉했으며 도교 교의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하였다. 그러나 불교교리의 깊은 이치에 매료되어 도교를 버리고 삼보에 귀의했다. 그는 어느 석가탄신일 불전에 맹세하기를 세세생생 불법을 믿을 것을 조서로서 선포한 황제이기도 하다. 또 그는 박학.다재다능해서 고서와 시서화 등 다방면에 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불교에 대해서도 다수의 저작을 남겼고 도교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유교의 ‘예(禮)’와 도교의 ‘무(無)’와 불교의 ‘인과응보’설을 함께 엮어서 삼교동원설(三敎同源說)을 집필하기도 했다.
달마대사가 광주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양무제가 광주사신을 보내서 영접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일설에는 달마가 이미 광주에 도착해서 몇 년을 기거한 후에 금릉(지금의 남경)으로 갔다는 설이 있다. 아무튼 달마가 처음 금릉에 도착했을 때 양무제와 만나 나눈 문답 중에는 양무제가 원하는 해답이 없었고 관계가 곧 소원 해져서 곧바로 갈대를 타고 강을 건넜으며(一葦渡江) 소림사에서 9년 면벽을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설화의 중심에는 ‘소무공덕’과 ‘9년 면벽’이 강조되며 당시 군중들의 약간의 정서와 정치적 성향을 엿볼 수 있겠다. 먼저 소무공덕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도 달마대사는 무자성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인연화합으로 생기한 삼라만상 산하대지 일체 유정무정은 모두 인연법 생멸법의 산물이며 인연이 모여서 생기한 모든 사물 인간을 포함해서 불변체(자성)는 존재하지 않으며 마침내 인연이 흩어지면(필경공) 불변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무자성)는 연기성공인 반야계통 사상체계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면벽에서 ‘9년’은 긴 시간의 반영 암시 코드로 면벽은 곧 선정의 다른 말이며 정리하면 ‘달마대사는 긴 시간 깊은 선정 속에서 반야공 이치를 철저하게 깨달으신 분이다’로 해석된다.
<도서>에서 달마선법을 요약해 “안과 밖 주관과 객관(아집 법집)이 모두 쉬면 깊은 선정에 들어갈 수 있고), 바로 도에 들어가서, 제법의 근원인 공의 실상을 깨닫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라고 했다. 내용을 축약하면 ‘벽관으로서 사람들에게 안심을 가르킨다’가 되며 ‘선정(壁觀)을 통해서 반야지혜(安心.淨心)를 발현한다’는 것이다.
또 ‘달마대사가 양무제를 만나 이견을 보이자, 미련없이 갈대를 타고 강을 건넜다’라는 것은 양무제를 향한 군중들의 정치적 불만 표출로(자칭 황제보살로서 많은 국고를 사찰건립에 희사했음) 황제의 심기를 건드린 대답(양무제가 불사공덕을 묻자 달마는 아무 공덕이 없다함)이 권력과 명예에 연연하지 않는 달마의 행위를 통해 군중들의 대리만족이다. 또한 달마가 외국인 승려라서, 이 전설설화가 오래 문화의 한 축을 이룬것은 당시 중국사회가 상당한 문호개방으로 타국과 문화적 교류가 빈번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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