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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오신체 대하여

식물학적으로 보면 오신채의 대부분이 속한 백합과의 파(Allium)속(屬)은 전 세계적으로 1200여 종을 포함하고 있어 식물 가운데 가장 큰 속(屬) 가운데 하나를 이루고 있다.

지난 주 다룬 첫 번째 오신채 달래에 이어 두 번째 오신채 파는 총(葱)이라 하며, 학명은 ‘Allium fistulosum’으로 역시 백합과 식물이다. 영명으로는 ‘Spring onion’, ‘Green onion’ 등으로 부르며 외떡잎의 여러해살이풀로 칼슘, 염분, 비타민 등의 함량이 많고 특이한 향취가 있어서 생식하거나 약용 및 요리 등에 널리 쓰인다.

전통 의학에서 파의 뿌리는 총백(?白)이라 하여, 비늘줄기와 함께 거담제, 구충제, 이뇨제 등으로 이용하였다. 대파는 예로부터 감기에 좋다고 전해져 오는 대표적인 식품 중의 하나로 날 파는 땀을 내거나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여 감기 초기에 파뿌리를 생강, 귤껍질과 함께 달여서 마시고 땀을 내면 쉽게 감기가 낫는다.

또한 파에 들어있는 유화알릴 성분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행을 촉진하고 체온을 올려주는 작용을 할 뿐 아니라 신경의 흥분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평소 식사 때 파를 충분히 먹으면 불면증에도 좋다.

경전에선 오신채 금기시하나

마늘 파 불면증 위암 예방 효과

부추는 몸 덥히고 장 튼튼히 해

세 번째 오신채 마늘은 산(蒜)이라 하며 학명은 ‘Allium sativum’이다. 영명은 ‘Common Garlic’, ‘Cultivated Garlic’인데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원산지는 아시아 서부이다. 마늘의 어원은 몽골어 만끼르(manggir)에서 ‘gg’가 탈락된 마닐(manir)로부터 ‘마→마늘’의 과정을 지난 것으로 추정되어지는데 인간이 이 마늘을 먹기 시작한 것은 4000년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마늘은 줄기를 마늘쫑이라고 해 장아찌를 하거나 볶아 먹기도 하지만 우리가 주로 먹는 부분은 비늘줄기로 이 비늘줄기와 잎, 꽃자루에서는 특이한 냄새가 나며 이 비늘줄기(우리가 보통 먹는 부분)를 말린 것을 대산이라 한다.

마늘은 고대로부터 항상 수도자들에게는 금기 식품이었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쌓던 노동자들이나 그리스시대의 검투사, 로마의 병정들이 즐기는 식물로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늘이 에너지원으로 인정받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수능엄경(首楞嚴經)>에서는 “중생들이 깨달음을 구하려면 세간의 다섯 가지 신채를 끊어야 하느니, 이 오신채를 익혀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생겨나고, 날 것으로 먹으면 분노의 마음이 커지게 된다.” 고 하여 수행에 방해가 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범망경(梵網經)>에서도 오신채를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금기시 하였다.

사진 왼쪽부터 마늘밭과 대파에서 핀 꽃, 부추밭.
역학조사에 의하면 마늘을 포함한 파속에 속하는 식물(부추, 달래, 파 등)을 많이 먹으면 위암 발생률이 감소하며, 마늘의 소비량에 비례하여 대장암 발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오신채인 부추의 학명은 ‘Allium tuberosum’으로 역시 백합과이며, 영명으로는 ‘Chinese Chive’, ‘Garlic Chives’, ‘Scallion’인데, 옛날부터 부추를 많이 먹으면 남성의 정력이 증진된다고 하여 ‘기양초’라고도 하였다. 부추의 씨는 구자(韮子)혹은 가구자(家韮子)라 하여 비뇨(泌尿)의 약재로 사용한다.

부추는 다른 파 종류에 비해 단백질, 지방, 회분, 비타민 A의 함량이 월등히 높으며 비타민 B1의 이용을 높여주는 유황화합물이 마늘과 비슷해서 강장효과가 있다.

특히 부추에는 비타민C와 몸속에서 비타민A로 변하는 카로틴이 풍부하며, 철분, 인, 칼슘, 비타민 B군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보통 비타민 B1은 체내 흡수가 잘 되지 않으나 부추에 포함돼 있는 알라신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살균 작용까지 있어 고기를 조리할 때 함께 먹으면 좋으며 몸을 덥게 하는 보온효과가 있고 장을 튼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