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부정 난무하는 사바세계에
‘처염상정’…부처님 가르침 실천
힌두교 비슈누신 배꼽에서도 피어
불교의 꽃, 연꽃은 유교에서도 군자의 청빈과 고고함의 상징이었고, 도교에서는 신선세계의 꽃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인도와 아시아 대륙은 물론 이집트와 그리스에서의 연꽃은 신이 탄생한 식물이기도 하다. 연꽃이 불교의 꽃이 된 것은 불교 성립 이전의 인도 고대의 신화로부터 비롯된 부분과 함께, 부처님의 탄생기는 물론, 연꽃의 식물학적 습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대 인도 신화에서는 힌두교 3대 신의 하나인 비슈누신의 배꼽에서 연꽃이 솟아났다고 하는 내용의 신화가 있고, 이를 통해 연꽃은 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 꽃으로 인식되게 되었는데 석가모니가 마야부인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나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을 때 그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하는 것 역시 연꽃이 화생의 상징물임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또한 연꽃이 불교의 상징적인 꽃이 된 것은 연꽃은 깨끗한 물에서는 살지 않고, 더럽고 추하게 보이는 물에 살지만, 그 더러움을 조금도 자신의 꽃이나 잎에는 묻히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불교도들은 수많은 불의와 부정이 난무하는 사바세계에서 중생으로만 남아있을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일러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연꽃의 꽃 모양 역시 꽃송이는 크지만 몇 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중심을 향하여 겹겹이 붙어있어 그 모습이 불상을 연상시기도 하는데 80여 명이 넘는 불교의 성인들이 이 연꽃을 상징물로 가지고 있으며 이 경우 대개 꽃은 후광이나 성스러운 빛의 띠와 함께 장식되어질 정도로 불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연꽃의 씨앗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종자불실(種子不失)’이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연꽃의 씨는 수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보존되다가 조건이 주어지면 다시 싹이 트기 때문에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상징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함안 박물관 관계자들이, 국립 가야 연구소가 진행한 성산산성 발굴 작업 현장에서 발견한 연의 씨를 무려 700여 년 만에 발아시키는데 성공하여 아라연꽃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개 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1951년에 수습한 2000여 년 전의 씨앗 세 개로 지바현에 연꽃 공원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화과동시(花果同時)’라는 말도 있다. 대부분의 꽃들은 꽃이 지면 열매가 맺지만 연꽃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맺히는 것을 두고 깨달음을 얻고 나서 이웃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을 없애고 자비심을 키워서 모든 이웃을 위해 사는 일이 바로 깨달음의 삶이라는 진리와도 통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연꽃은 불교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불교에서는 회화와 조각, 공예, 건축 등 시각적인 면에서도 다양하게 연꽃을 표현하였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낸 것이 불교 예술이라면, 불교문화는 곧 연꽃 문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엄경>에는 부처의 세계가 곧 연화장 세계이므로 모든 부처나 보살은 앉거나 서있거나 항상 연꽃으로 자리를 삼아 모든 불상을 연꽃자리 위에 모신다고 기록되어 있다. 연꽃 문양은 비단, 부처의 자리 뿐 아니라, 불상을 모시는 불단은 물론 천정의 닫집과 단청, 문살무늬와 탑, 부도 등 불교와 관련된 모든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 약사유리광여래불의 협시보살인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등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도 많으며 천신들중에서 연꽃을 들고 있는 경우도 있고 고려불화를 비롯한 탱화나 벽화에도 연꽃 그림이 있다. 이처럼 연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각적인 형상으로 표출하는 의미 있는 꽃이기도 한 것이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경전 속에서 연꽃은 연화, 연꽃 혹은 우발라, 꾸무다, 니로뜨빨라, 파드마, 뿐다리가 등의 표현으로 나타나 있다. <잡아함경< <불본행집경> <대반야경> <대보적경> <법화경> <미린다왕문경> <여래장경> <법구경> <능엄경> <유마경> <대무량수경> <불설아미타경> <불설다라니집경> 등 많이 들어본 경전 속에서 여지없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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