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마음이 곧 지견〈知見〉
지견은 곧 지금 상황이다
존자는 태어나면서부터 500마리의 학 떼가 연모하였기 때문에 ‘학륵나’라고 불렸다. 나이 일곱 살 때 동네의 굿 당에 들어가 크게 꾸짖고 야단쳤다. “어찌하여 허깨비로 세상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짐승을 죽여 재물로 삼는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당집이 무너져 내리니 마을 사람들은 그를 성자라고 불렀다. 나이 스물두 살에 출가하여 서른 살에 마나라 존자를 만나서 정법안장을 부촉받았다. 중인도에서 위없는 도를 연설하며 인연 있는 중생을 제도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법을 이을 수제자, 용자(龍子)가 요절하였던 것이다. 마침 그의 형, 사자(師子)가 다른 종교를 버리고 죽은 동생 대신에 존자에게 귀의해옴으로 다소 위안이 되었다. “제가 도를 구하고져 합니다.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하겠습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네가 도를 구하고자 한다지만 마음 쓸 것이 없느니라.” “마음 쓸 것이 없다면, 누가 불사(佛事)를 짓습니까?” “네가 만일 쓰임(用)이 있다면 공덕이 아니요, 네가 만일 지음(作)이 있다면 불사가 아니니라. 경에 이르기를 ‘내가 지은 공덕이라고 해서 내 것(我所)이랄 것이 없다’고 하였기 때문이니라.”
사자는 이 말을 듣고서 곧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갔다. 존자는 아주 특별한 말을 꺼냈다. “내가 입멸하고서 50년 후에 북천축국에서 환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대의 몸에도 미칠 것이니 언제나 조심하고, 정법을 잘 수호해 지니거라.”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마음의 성품을 깨달아 알 때는認得心性時
부사의라고 말할 수 있으나可說不思議
완전히 깨달으면 말할 수조차 없나니了了無可得
말할 수 있다면 안다고 말하지 마라.得時不說知
깨달음의 대화-제24조 사자 비구(師子 比丘)
존자는 법을 얻고서 사방을 만행하다가 계빈국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달마달이라는 사람을 비롯, 다섯 무리의 외도들을 모두 제도하니 존자의 명성이 천하에 드날렸다.
어느 날 장자(長者)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존자에게 물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사다’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왼손을 쥐고 있는데, 아직도 펴질 않고 있습니다.”
존자가 아이의 손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이제, 내 구슬을 돌려다오.”
아이가 갑자기 손을 펴고 손바닥 위의 구슬을 존자에게 받들어 올리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존자가 설명했다. “내가 전생에도 스님이었는데, 그때 ‘바사’라는 동자가 있었다. 서해 용왕의 재에 갔다가 구슬 보시를 받아서 동자에게 맡겼는데 그 구슬을 이제 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아이가 출가하여 전생과 현생의 이름을 합친 법명을 받으니 재밌게도 ‘바사사다’였다. 존자는 바사사다에게 법을 물려주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올바로 지견을 설할 때에 正說知見時
지견은 모두가 마음이다.知見俱是心
당장의 마음이 곧 지견이요,當心卽知見
지견은 곧 지금 상황이다. 知見卽于今
법을 부촉한 존자는 큰 환난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제자, 바사사다를 남쪽으로 멀리 떠나보냈다. 그리고는 정작 본인은 환난을 정면으로 맞이하였다. 짐작대로 곧, 계빈국 왕궁에 큰 사고가 생겼는데, 그 일을 일으킨 자들은 승복 차림의 이교도였다. 그런데 왕은 그 행각의 주모자로 사자 비구를 오해, 지목하여 존자의 목을 쳤다. 그러자 흰 젖이 수척이나 치솟았고 왕 또한 7일 만에 죽고 말았다. 그러자 태자가 탄식했다. “우리 아버지가 무엇 때문에 스스로 재앙을 부르셨단 말인가!”
참으로 전생 인연의 현재 과보가 아닐 수 없었다.
아무튼, 업의 흐름을 다 알고 순순히 받아들인 존자의 법체는 화장하지 않은 채 탑에 봉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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