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생각 관찰하면 관념 깨져
착각 그대로 보면 착각 더해져
바로 보시오! 제대로 보시오! 있는 그대로 보시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불교에서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당부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뭔가 엄청나게 착각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착각이란, 불교에서는 뒤바뀐 생각 즉 전도(顚倒)라는 한자어로 말합니다. “뒤바뀐 헛된 생각에서 멀리 떠나(遠離顚倒夢想)…”라는 <반야심경> 구절에도 등장해서 귀에 익숙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반문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착각해서 살아간다고 합시다. 하지만 착각해서 살아도 뭐 그럭저럭 즐겁고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물론입니다. 착각해서 즐겁다,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것도 좋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착각에서 오는 즐거움과 행복이 과연 진짜인가, 우리가 진짜라고 붙들고 살만한 것인가를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 건 ‘거짓 즐거움’이요, ‘깨지게 마련인 즐거움’이라는 것입니다. 깨지게 마련인 즐거움에 마음을 턱 얹고서 “그래, 이게 행복이지 뭐…”라며 자위하는 것은 부처님이 권하는 삶의 방식이 아닙니다. 그러면 오히려 더 힘들고 괴롭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한 새로운 지식을 챙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지식을 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바로 우리가 잘못 보고 있는 그걸 ‘바로 보는 것’,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착각하고 있는 채로 뭔가 자꾸 새로운 걸 보려고 한다면 착각만이 더해질 따름일 테니까 일단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대지도론>제19권에서는 37조도품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37조도품에는 크게 일곱 가지 법이 그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 일곱 가지 법 가운데 첫 번째로 등장하는 사념처는 바로 이와 같이 ‘바로 보기’, ‘바로 관찰하기’입니다.
먼저 사념처라는 단어의 풀이와 기본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념처는 짜따로 사띠빳타나(cattro satipatthn)인데, 전재성 박사는 “네 가지 새김의 토대, 네 가지 새김의 확립”(<빠알리-한글사전> 358쪽), 임승택 교수는 “초기불교를 대표하는 명상법의 하나로서 몸(身)·느낌(受)·마음(心)·법(法)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며, “명칭을 풀이하자면 ‘네 가지에 대한 마음지킴의 확립’이 된다. 몸이나 느낌 따위의 4가지를 놓치지 않고 주시함으로써 경험하는 현상들의 본질을 깨닫는 수행을 일컬어 사념처라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지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사념처를 설명합니다. “사념처란 신(身), 수(受), 심(心), 법(法)의 염처(念處)이다. 네 가지 법을 네 종류로 관찰하는데, 곧 몸이 부정하다(不淨)고 관찰하고, 느낌은 괴롭다(苦)고 관찰하고, 마음은 무상하다(無常)고 관찰하고, 법은 무아다(無我)라고 관찰한다.”
이렇게 관찰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착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착각하고 있는 한 우리는 범부입니다. 범부는 아직 도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네 가지 법에서 네 가지 착각을 일으키니, 이것을 대지도론에서는 4전도(顚倒)라고 부릅니다.
4전도, 즉 네 가지 착각은 ①깨끗하다는 착각(淨顚倒) ②즐겁다는 착각(樂顚倒) ③항상하다는 착각(常顚倒) ④나라는 착각(我顚倒)입니다.
깨끗하다는 착각은 이 몸이 얼마나 부정한 것인지 관찰하면 깨집니다. 즐겁다는 착각은 우리의 느낌이란 것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관찰하면 깨집니다. 항상하다는 착각은 우리 마음의 덧없음을 관찰하면 깨집니다. 그리고 ‘나’라는 착각은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法)들을 자세하게 관찰하면 깨집니다. 사념처는 이와 같이 네 가지 착각을 깨기 위해 잘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 일깨우는 법이라고 <대지도론>에서는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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