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는 이의 마음 어루만져
제자에게 바른 길 제시한 스승
부처님 당시에는 고요한 장소인 아란야(阿蘭若)에서 수행하는 제자들이 많았다. 수행 경지에 오른 제자가 부처님께 아란야에서 홀로 수행하고 싶다며 허락해달라고 요청하면, 부처님께서는 대부분 흔쾌히 허락하셨다. 계율제일 우바리 존자도 부처님께 대중을 떠나 아란야에서 홀로 수행하고 싶다고 간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바리의 요청을 반대하며, 다음 비유를 들었다.
“코끼리가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긴 코를 호스로 사용하여 자신의 등과 뒷다리, 귓 속까지 깨끗이 씻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토끼가 코끼리가 목욕을 끝내고 돌아가자, 자신도 코끼리처럼 우아하게 목욕을 해보겠다며, 깊은 연못에 들어갔다가 그만 익사하고 말았다. 우바리야! 너는 아란야에서 홀로 수행하는 것보다 대중들과 함께 정진하는 것이 너의 성격이나 천성에 맞을 것 같구나.”
또 한 예로 주리반특(Cda-panthaka)을 제도한 이야기다. 반특이라는 형제가 있었는데, 형 마하반특은 총명하고 지혜로운 반면 동생 주리반특은 어리석고 아둔했다. 형은 빠른 시간에 아라한과를 얻었지만, 동생은 짧은 게송 하나 암기하지 못했다. 형은 동생에게 게송 하나를 암기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질렀다. 형의 꾸지람을 듣고 주리반특이 울고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그를 보시고 위로하신 뒤 직접 지도하기로 하셨다. 부처님께서 직접 주리반특에게 시범을 보이면서까지 “나는 먼지를 턴다. 나는 더러움을 닦는다”라는 문구를 암기시켰다. 결국 주리반특은 부처님의 지도로 아라한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자, 결집(結集)이 필요했던 것도 승려들의 기강이 해이해질 것을 염려한 면도 있지만, 부처님에게 받은 가르침과 계율이 제자들마다 다르다보니 법과 율에 대한 규제와 통일이 필요하였다. 그만큼 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의 적성이나 성격, 교육배경 등 근기에 맞추어 지도하였다는 점이다. 또 상류층 바라문에게는 바라문에 맞게, 글을 모르는 하층민에게는 천민에 맞게 진리를 설해주셨다. 이렇게 부처님께서 제자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친 것을 대기설법(對機說法), 수기설법(隨機說法)이라고 한다.
한편 부처님께서는 그 상황과 현실을 적절히 응용하여 제자를 지도하였다. 코끼리 한마리가 늪에 빠졌는데, 사람들이 구조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했다. 전쟁터에서 행진한 경험이 있던 코끼리였던지라 코끼리에게 군악대 악기연주를 들려주자, 스스로 노력해 늪에서 빠져나왔다. 부처님은 이 코끼리에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코끼리가 자신 힘으로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처럼, 비구들도 번뇌의 늪에서 용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또 스님들이 탁발을 나갔다가 쇠사슬로 손발이 묶인 죄수들을 보았다. 스님들이 탁발을 마치고 돌아와 거리에서 본 것을 부처님께 말하자,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이 세상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녀를 원하고, 재산과 명예, 먹을 것과 옷, 그리고 오래살기를 원한다. 이것들은 그대들이 낮에 본 쇠사슬보다 더 강한 애착이다. 이들에 대한 애착은 욕망이 더하면 더했지 절대 줄어들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지혜로운 사람은 출가하여 수행해 번뇌로부터 벗어나 해탈의 즐거움을 얻고 자유인이 된다.”
이렇게 앞에서 서술한대로 부처님께서는 길을 잃은 제자에게는 길잡이(導師)가 돼 주셨고, 상처입고 고통 받는 사람에게는 아버지로서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으며, 잘못된 길을 가는 제자에게는 바른 길을 제시하신 스승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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