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름이 없는 곳에 억지로 이름을 세우니 그 이름으로 인하여 시비가 생겨났으며 이치가 없는 자리에 억지로 이치를 만들었으니 그 이치로 인하여 논쟁이 일어나게 되었느니라. 환상은 진실이 아닌데 누가 옳고 누가 그르겠는가.
허망은 참다운 것이 아닌데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겠는가.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얻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없고 잃었다 하지만 잃은 것이 없으니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을 이러한 말로써 어찌 현묘한 종지를 거론하리오.
해설: ‘참나’는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이름, 명칭, 이치는 ‘참나’에 비친 업식의 모습일 뿐, 참나는 아니다. ‘참나’라고 해도 맞지 않고 진여, 자성, 불성, 법성 또한 틀린 것이다.
■ 달마사행론 - 4. 공과 무를 논하여 집착을 파하는 문
본문: 모든 부처님께서 공법을 설하신 까닭은 모든 허망 된 견해를 타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다시 공에 집착한다면 제불도 교화하지 못하느니라. 생겨날 때도 오직 생하는 것이 오직 공(空)이요 사라질 때도 오직 멸하는 것이 공이니라. 참으로 하나의 법도 생겨남이 없으며 진실도 하나의 법도 멸함이 없느니라.
일체의 법은 탐욕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니 탐욕은 안과 밖이 없으며 또한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이러한 공한 법을 분별하여 범부는 욕망이 불타는 것으로 여긴다. 정과 사도 안과 밖의 구별이 없고 역시 어느 방향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 텅 빈 법을 분별하여 범부가 욕망이 불타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니 일체법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해설: 제법의 실상을 언어와 문자, 내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하거나 드러낼 수 없음에도 굳이 공과 무로 말씀하신 것은 우리 중생들의 고정관념(업식) 속에서 공, 무 등의 특성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 혹은 무가 깨달음이라고 여겨 집착한다면 이 사람은 삼세제불이 출현해도 결코 제도할 수 없다.
스스로 만들어낸 텅 빈 공이라는 환영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본래 우리의 본성인 참나(진여 자성)는 불생불멸, 부증불감, 불구부정이다. 텅 빈 참 나에 자신의 욕망과 집착의 환영이 비추고 그 환영의 모습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늘고 주는 것이지 이를 비추는 참나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을 진여라고 표현한 것이다. 어리석은 중생들이 자신이 만든 환영인 줄 모르고 집착하여 분별하고 구하고 다시 집착해서 새로운 환영을 끝없이 지어 갈 뿐이다. 일체의 분별심과 구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구하고 분별하는 주인공을 찾는 것이 불법의 요체이다.
■ 달마사행론 - 5. 형상과 말을 떠나 텅 비어 있는 문
본문: 법신(法身)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보고자해도 볼 수 없고, 법은 음성이 없는 고로 듣고자 하나 들을 수 없으며, 반야(般若)는 아는 것이 없는 고로 알고자 하나 알 수 없느니라. 만일 보는 것으로 보고자하면 볼 수 없는 것이나 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이 보면 보지 못할 것도 없다.
만일 듣는 것으로 들으려하면 들을 수 없으나 들으려는 마음 없이 들으면 듣지 못할 것도 없느니라. 만일 아는 것으로써 알려고 하면 알 수 없으니 알려는 마음을 버리고 알려고 하면 알지 못한 것도 없느니라.
해설: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성을 법성, 법신, 진여, 자성, 참나라고도 한다. 참나는 텅 비어 있어 안, 이, 비, 설, 신, 의 무엇으로도 보고나 듣거나 알 수 없다. 보거나 듣거나 아는 것은 법신(참나)에 비친 대상들이다. 이 대상들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감각기관, 느낌을 읽어내는 작용, 이 모두를 아는 나 또한 법신(참나)에 비친 환영들이다.
법신은 이 모두의 주체이다. 보고자 하는 마음, 듣고자 하는 마음, 알고자 하는 마음을 놓아두고 보고 듣고 알고자 하는 그 주체를 찾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본질(참나)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티끌만큼이라도 구하거나 알았다거나 얻었다고 하면 참나가 아닌 참나에 비친 허상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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