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으로 ‘고요한 경지’ 만들지 말라
‘고요하고 텅 빈 단계’ 같은 것은 없다
본문: 티끌세계를 벗어나는 요점과 중생을 이롭게 하는 근본은 무엇보다도 일곱 번 뚫고 여덟 번 거듭 뚫어서 어느 모로도 의심 없는 안온한 데 도달하여, 대기대용(大機大用)의 경지를 얻어야만 한다. 이 공부는 바로 은밀한 작용 가운데 있다.
해설: 모름지기 마음공부를 하는 학인은 조사관이라고 하는 정신적인 벽을 일곱 번 뚫고 여덟 번 뚫어서 내외명철(內外明徹) 하고 확철대오(確徹大悟) 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오안(五眼) 중에서 지혜를 눈뜬 혜안(慧眼)으로는 아직 상(相)을 여읠 수가 없어서 돈오점수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혜마저도 녹이고 법안(法眼)을 뜨게 되면, 비로소 돈오돈수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것이 불법적적대의(佛法的的大意)닛꼬?’ 할 때의 ‘불법’은 불안(佛眼)과 법안을 말한다. 불법에 대한 확철한 안목을 열어야 마침내 대기대용의 경지를 얻을 수 있다. 그때는 크고 은밀한 작용 가운데 만천하에 불법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비록 지혜는 열었어도 법안을 열지 못하여 아직도 눈에 보이는 모습이 조금도 더하고 덜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 불법임이 명확하지 않은 학인은 선지식을 만나야 한다. 구경(究竟)의 자리를 밟아야 마침내 안심입명 하게 되므로, 아직도 꼭지가 덜 떨어진 학인은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여 죽은 자리에서 크게 한 번 살아나야 하는 것이다.
본문: 매일 만 가지 인연이 엇갈리고 세속의 번뇌가 어지럽게 일어나 맞고 거슬리고 얻고 잃는 등의 경계가 즐비한 속에 출몰하면서도, 그것들에 굴림을 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굴려서 활발하여 물을 뿌려도 적셔지지 않는 경지라야 이것이 바로 자기의 역량인 것이다.
해설: 법안을 열면 상을 여의게 되어서 겉으로는 온갖 인연이 벌어지더라도 여여(如如)함을 잃지 않는다.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일한 바가 없고, 평생토록 설법을 해도 한 법도 말한 바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는 도리인 것이다. 비유하면 허공에 아무리 물을 뿌려도 적셔지지 않는 것과 같다.
먹구름이 끼든, 비바람이 불든지 관계없이 허공은 언제나 불생불멸이고, 불구부정이며 부증불감이다. 해가 뜨면 밝아지고 해가 지면 어두워지지만, 허공은 변함이 없다. 어떤 인연이 어떻게 휩쓸고 지나가든지, 마음은 조금도 물들지 않는다. 만법이 생멸하고 있지만, 생멸하는 그 바탕은 언제나 부동(不動)인 것이다.
불법의 안목을 얻지 못하면 경계에 끄달려 도리어 굴리움을 당하지만, 마음을 밝히면 온갖 경계에 물들지 않고 그것을 굴리며 살아간다. 이것이 “마땅히 머물지 말고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뜻이다.
본문: 나아가 고요하고 텅 비어 응연(凝然)한 데 이르러서도 다른 것이 아니다. 내지는 기묘한 말이나 험하고 빼어난 기연과 경계까지도 한 결 같이 공평할 뿐 전혀 득실이 없으면, 모두 나의 쓰임이 되는 것이다.
해설: ‘고요하고 텅 비어 응연한 데 이르러서도’라고 하니, 이것을 그런 단계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여 그렇게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한들은 마음을 맑혀서 고요한 경계를 만들고 머무르려고 하지만, 불보살은 그런 말이 단지 방편일 뿐이며 ‘고요하고 텅 비어 응연한 것’은 본래 마음자리가 그렇다는 사실을 꿰뚫어보고 안다.
또한 아무리 선정(禪定)에 들어 고요한 경계를 만들어도, 출정(出定)하면 깨지고 만다. 그래서 육조스님은 “다만 견성(見性)만을 논할 뿐 선정해탈은 논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인종법사가 “어찌하여 선정해탈을 논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으니, “이법(二法)이 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 불법은 불이법(不二法)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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