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이야기

[스크랩] 뇌파는 마음에 박동이다

유물론에 뇌과학 떨어지지 않으려면

불교의 가르침이 길잡이가 돼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훈련을 받던 프러시아군 장교 한스 베르거(1873~1941)는 어느 날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곧이어 여동생으로부터 안위를 걱정하는 한 통의 전보를 받았다. 오빠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치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었다. 낙마사고의 순간과 일치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신비했다. 뇌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적 힘’에 의해 텔레파시가 일어난 것이라고 추측한 한스 베르거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뇌의 전기적 활동에 대한 연구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1924년 역사상 최초로 인간의 뇌파를 기록하였다. 애초의 의도와 달리 텔레파시의 전자기적 토대를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뇌파를 측정함으로써 간질병을 감별하고, 수면이나 전신마취의 깊이를 파악하며, 뇌와 관련된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의 역사에 새로운 문이 열렸다.

뇌파란 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전류의 파동적 변화다. 센서가 달린 전선의 한 가닥 끝은 귓볼에 붙여서 기준전극으로 삼고 다른 끝은 이마나 뒤통수 등 두피의 특정 위치의 붙인 후 그곳에서 감지되는 전류의 흐름을 궤적으로 표현하면 그림의 우측과 같이 지그재그 모양의 뇌전도(腦電圖, EEG)가 그려진다. 멀리서 본 산(山)들의 윤곽 같은 전류의 궤적에서 인접한 골과 골 사이의 시간적 길이가 1주기(週期, Cycle)가 된다. 그리고 1초 동안 되풀이되는 이런 주기의 횟수가 바로 ‘뇌파 값’이며 헤르츠(Hz)라는 단위로 이를 표기한다.

한스 베르거가 최초로 발견한 뇌파는 시각중추가 있는 뒤통수에서 발생하는 8~12Hz의 알파(Alpha)파였다. 알파파는 1초에 8~12회 진동하는 파동으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을 때나 잡념 없이 긴장을 풀고 명상을 할 때 나타난다. 피험자가 눈을 뜨고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하면 뇌파는 1초에 12~30회 진동하는 베타(Beta)파로 바뀐다. 베타파는 깨어서 활동할 때 나타나는 뇌파다.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 4~8Hz의 쎄타(Theta)파가 발생하고 더 깊은 수면이나 혼수상태에서는 1~4Hz의 델타(Delta)파가 나타난다. 아주 빠른 뇌파로 30~100Hz의 감마(Gamma)파가 있는데 이는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과제를 수행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눈으로 무엇을 보면서 동시에 귀로 다른 것을 들으려 할 때 감마파가 발생한다. 우리의 주의력이 후두엽의 시각피질과 측두엽의 청각피질을 기민하게 오가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자연과 생명의 거의 모든 현상이 해명되었지만 한 분야만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우리의 마음이 거주하는 뇌다. 뇌에는 뉴런(Neuron)이라는 이름의 전선(電線)이 가득하며 우리의 마음은 그런 전선을 타고서 뇌의 이곳저곳을 흐른다. 뇌파의 발견으로 마음의 박동(搏動)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 개발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은 마음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마음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다. 뇌과학이 유물론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2600년 이상 누적해온 불교의 가르침이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뇌과학 연구에 불교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좋은세상함께만들기
글쓴이 : 수미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