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 지장보살 관세음보살의 화현
관음보살 아귀·고혼 시식도량으로 인도
아미타불 영식 깨끗해진 영혼 극락으로
인로왕보살은 ‘길을 인도하는 보살’이라는 뜻이다. 길을 인도한다고 할 때 누구를 어디로 인도하는가, 인로왕보살이 누구인가 하는 데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앞의 글들에서도 간혹 인로왕보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인로왕보살을 칭할 때 거불을 보면 ‘접인망령(接引亡靈)’ 인로왕보살이라고 한다. 이 칭호 하나로 누구를 인도하는가 하는 문제는 단박 해결된다. 망령, 그러니까 돌아간 영혼이다. 어디로 인도하는가 하는 것은 <관음시식>의 증명청사에 잘 드러나 있다. ‘도청혼어극락계중(導淸魂於極樂界中), 인망령향벽련대반(引亡靈向碧蓮臺畔): 청혼을 극락세계로 망령을 벽련대로 인도한다.’ 극락세계의 푸른 연화대로 청혼과 망령을 인도한다. 이때의 인로왕보살은 수명이 다한 망령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길을 인도해야 할 대상은 망령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옥의 중생들은 극락으로 곧바로 가지 못하므로 우리가 열고 있는 <천지명양수륙도량(시식법회)>으로 인도해서 그들에게 시식을 베풀어 주고 법문을 들려주어 깨닫게 하고 선근공덕을 쌓아주어야 한다. 해서 그들이 처해 있는 지옥에서 이곳의 시식도량으로 인도해 와야 한다. 일체 무주고혼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전(奠)시식의 대령에서는 명양구고(冥陽救苦) 지장왕보살이 등장하는데, 지옥의 중생을 시식법회로 인도해 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저승세계 명부 시왕에게 공양 올리는 <대례왕공>에서는 지장보살을 접인중생(接引衆生) 지장보살이라고 칭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망령과 지옥중생 다음으로 시식법회에 인도해야 할 대상은, 시식법회의 기원과 깊은 관련이 있는 배고픈 아귀중생이다. <면연아귀다라니경> 등에 의거하면 변식다라니를 통해 변식해 일체 아귀들에게 음식을 베푼다. 이를 위해 등장한 인로왕보살은 <총림사명일영혼식>의 두 번째 증명청의 별청에 확인할 수 있다. 삼악도 가운데 아귀도에 있는 중생을 인도하기 위해 초면귀왕의 모습을 하고 있는 비증보살이 등장한다. 초면귀왕, 면연대사라고 하며, 관세음보살의 화현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식법회에서 하위의 존재를 청할 때 3연 가운데 세 번째 연에 실어 모시는 분이 면연대사인데, 현재는 의례가 간소화되어 설행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이를 통해 인로왕보살이 길을 인도하는 대상은 망령, 지옥중생, 아귀중생이라고 할 수 있다. 망령은 아미타불이, 지옥중생은 지장보살이, 아귀중생은 면연대사, 다시 말해 관세음보살이 인로왕보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로왕보살의 역할은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현재 영가 이운으로 활용되는 <시련의식>은 원래 해탈문 밖에서 재물을 가지고 온 설판재자를 맞이하는 시주이운의식이었으므로, 이때 인로(引路)의 대상은 설판재자라고 할 수 있다. 또 <설선의식>에서는 부처님을 인도하는데, 이때는 영산회상불보살을 칭명하며 소임스님들이 부처님 당시의 재자들로 재현하여 양변에서 호위하며 용정과 인등이 선도하여 길을 안내하고 있다. <상단시련위의도>를 보면 판수스님이 행렬의 선두에서 부처님이나 신중님들을 시식법회 도량으로 인로하고 있다.
결국 인로왕보살은 아미타불 지장보살 관세음보살의 화현으로, 지장보살은 지옥중생을 시식도량으로 인도하고, 관음보살은 아귀와 고혼을 시식도량으로 인도하며, 아미타불은 영식이 깨끗해진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또 시식법회 도량에서 판수스님 등은 부처님과 신중과 재자를 법회도량으로 인도한다.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 관세음보살이 모두 인로왕보살의 모습으로 화현하는 것이나, 소임스님들이 인로왕보살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대승보살도를 상징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모습을 한껏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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